겨울방학, 크리스마스, 신정연휴 등이 몰려있는 연말연시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다. 이를 노린 대작들이 관객들을 맞이할 채비에 한창인 가운데 영화 '강철비'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가 14일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먼저 올해 40주년을 맞은 '스타워즈' 시리즈 8번째 속편 '라스트 제다이'를 준비했다. 새로운 세대의 영웅 레이와 핀, 포 등을 중심으로 거대한 운명을 결정지을 빛과 어둠, 선과 악의 대결을 그린다.
일반적으로 시리즈물은 '전작들의 이야기를 모르면 재미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때문에 신규 관객 유입이 어렵기 마련이다. 하지만 '라스트제다이'는 새로운 시대를 주제로 하기 때문에 이번 편만으로도 독립적인 완성도가 있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신규 관객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오리지널 3부작의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그의 은신처, 스노크의 거처 등 배경이나 소품이 실물로 제작돼 올드팬들에게는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특히 지난해 12월 심장마비로 사망해 영원한 `레아 공주'로 남게 된 캐리 피셔의 유작.
영화진흥위원회의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4일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는 38.6%(11만72명)으로 실시간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2위가 28.1%(8만109명)로 추격하고 있는 국내영화 '강철비'다. 웹툰 '스틸레인'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남북한 핵전쟁이 일어나면?'이라는 상상을 스크린에 옮겨 관심을 끌고 있다.
천만 영화 '변호인' 양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그는 '스틸레인'의 스토리작가로도 알려져 있어 원작에 비해 어떤 변주를 줬는지 웹툰팬과 영화팬의 이목을 동시에 집중시키고 있다.
주연 정우성은 북한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남한으로 피신한 권력 1호의 수행을 맡은 정예요원 엄철우로 분한다. 그리고 그런 정보를 입수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 역에는 곽도원이 낙점됐다. 두 사람은 한반도에서 절대 핵전쟁이 일어나선 안된다는 의견을 같이하며 전쟁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런 이야기 속에서 양우석 감독은 북한에 대한 국내 정치권의 대립된 시각, 그리고 이와 상반된 주변국의 태도 등을 실감나게 연출했다. 또 일어나선 안 되지만 한 번 쯤 상상해 본 핵전쟁을 소재로 택해 궁금증을 자극한다.
주제는 무겁지만 엄철우와 곽철우는 유쾌하게 극을 이끌어간다. 엄철우는 딸아이의 말 때문에 '남조선의 지디(빅뱅 지드래곤)'에 관심을 갖고, 생전 처음 맛본 잔치국수에 반해 먹방을 펼친다.
과연 '우주전쟁'과 '남북전쟁'을 들고 나타난 두 영화 중 관객들은 어느 '전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상혁 기자 sunny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