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종현, 27세 나이로 사망…빛나던 별이 지다(종합)

입력 : 2017-12-19 01: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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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일보 DB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본명 김종현·27)이 거짓말 처럼 우리 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가족, 팬, 동료, 소속사 관계자들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종현은 18일 오후 6시 10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레지던스에서 쓰러진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2분께 종현의 친누나 김모씨가 "동생이 자살하는 것 같다"고 신고했다. 김씨는 신고 직전 종현으로부터 "이제까지 힘들었다", "나 보내달라. 고생했다고 말해달라", "마지막 인사"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았다. 경찰은 종현이 이틀 전인 지난 16일에도 김씨에게 '우울하다. 힘들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경찰은 김씨의 신고를 받고서 논현동과 청담동 일대를 수색한 끝에 해당 레지던스 지하 주차장에서 종현의 승용차를 찾아냈다. 발견 당시 종현은 심정지상태였으며 병원에 도착할때까지 119 구조대에게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레지던스에서 갈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타고 있는 프라이팬이 발견됨에 따라 종현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 응급실에 이송된 종현은 오후 6시32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팬들은 종현의 사망 소식이 들려온 직후인 오후 8시를 전후해 건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모여들었다. 

대부분의 팬은 유족이나 관계자의 불편을 우려한 듯 응급의료센터 건물에서 떨어진 채 망연자실한 얼굴로 현장을 지켰다. 일부 팬들은 연신 눈물을 흘렸다.

종현의 시신은 응급의료센터에서 병원 내 안치실로 옮겨졌다. 병원 관계자는 "앞으로의 절차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종현은 지난 9~10일 열린 단독 콘서트 '인스파이어드(Inspired)를 성황리에 마치는 등,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기에 그의 죽음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종현의 사망 소식을 접한 연예계 동료들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룹 2PM의 준호 자신의 SNS에 "믿을 수가 없다. 믿고 싶지 않다"는 글을 올렸다. 그룹 유키스의 수현은 "믿기 싫다 정말.아"라고 탄식했고, 같은 팀 멤버 기섭도 "가슴이 너무 아프다. 아니라고 해주세요. 제발"이라며 슬퍼했다.

엠씨더맥스의 이수는 "너를 잘 모르지만 너는 참 잘하는 후배였기에 정말 안타깝다"며 "부디 작은 새라도 되어 너를 아끼던 사람들에게 자주 들러주라.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도 "그저 동료였던 한사람으로서 종현이가 편히 쉬길 기도한다. 무거운 마음이다"며 안타까워했다.

엑소에서 이탈한 뒤 중국에서 활동 중인 루한은 "믿기지 않는다. 편히 가길. 최고의 메인 보컬"이라는 글을 자신의 웨이보에 남겼다.

종현과 SM 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가수 강타는 충격으로 인해 이날 자신이 진행하던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자리를 비웠다.

대신 DJ를 맡은 가수 일락은 "'푸른밤, 종현입니다'를 맡았던 DJ 샤이니 종현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그는 "강타는 종현과 같은 회사 선후배로 오랜 시간 함께했고 친분이 두터웠던 걸로 안다"며 "제작진은 강타가 슬프고 무거운 마음으로 청취자에게 인사드리는 건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오늘 하루 자리를 비우게 됐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SM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태연 역시 19일 예정됐던 팬사인회 행사를 취소했다. 행사 주최 측은 "19일 코엑스 비바이바닐라 매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태연 팬사인회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료 종현의 사망 때문에 취소한 것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진=부산일보 DB

SM 엔터테인먼트는 전날 밤 11시 33분께 공식 입장을 통해 종현을 애도했다. 소속사는 "너무나 가슴 아프고 비통한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하다"며 "12월 18일 샤이니 멤버 종현이 갑작스럽게 우리의 곁을 떠났다"고 했다.
 
이어 "사랑하는 아들과 동생을 떠나 보낸 유가족들의 슬픔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오랜 시간 함께해온 샤이니 멤버들과 저희 에스엠 엔터테인먼트 동료 아티스트들 및 임직원 모두 너무나 큰 충격과 슬픔 속에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현은 누구보다도 음악을 사랑하고 항상 최선을 다해 무대를 보여주는 최고의 아티스트였다"며 "종현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께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되어 더욱더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 "갑작스러운 비보에 큰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이 고인을 경건하게 추모할 수 있도록 루머나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다시 한번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보낸다"고 했다. 종현의 장례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 친지, 회사 동료들이 참석해 최대한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주요 외신들도 종현의 사망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영국 BBC는 이날 "K팝 슈퍼스타가 숨졌다"고 긴급 타전한 뒤 "한국 최고 보이 밴드 중 하나인 샤이니의 멤버가 갑자기 숨졌다. 종현은 가수이자 춤꾼,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서 그룹 내에서 큰 역할을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또 "2008년 데뷔한 뒤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으며, 2015년 솔로 데뷔해 큰 성공을 거뒀다"고 부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 톱 보이밴드 샤이니의 리드 싱어가 월요일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보도했다. SCMP는 "샤이니는 K팝에서 가장 라이브에 능한 가수 중 하나로 알려졌으며, 정교한 춤으로 수많은 상을 받았다"고 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종현의 사망 소식을 다루며 "한국의 유명인들은 악명 높은 중압감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은 엔터테인먼트 뉴스 톱(TOP)으로 종현의 사망 기사를 게재했다. 일본'데일리스포츠'는 '샤이니 종현의 사망, 자살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고, 스포츠호치도 연합뉴스를 인용해 '샤이니 종현 숨진 채 발견'이라고 전했다.

종현은 2008년 5월 그룹 샤이니의 메인 보컬로 가요계에 발을 내딛었다.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가 큰 사랑을 받으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샤이니 미니 2집 앨범 타이틀곡 '줄리엣' 작사를 시작으로 자신의 솔로곡 대부분과 이하이의 '한숨' 등에 작사·작곡가로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뽐냈다.

2014년부터 올해 4월까지 MBC 라디오 '푸른 밤 종현입니다'의 진행을 맡았고, 2015년 MBC 연예대상에서 라디오 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종현의 하차 이후 MBC 제작진은 "종현은 '푸른 밤'을 진행하면서 힘든 내색 한 번 한 적이 없을 만큼 책임감이 강했다"고 격려를 보냈다.

또 종현은 2015년 11월에 자신만의 감성과 사진을 넣은 책 '산하엽 : 흘러간, 놓아준 것들'을 선보이기도 하는 등 다재다능함이 빛났던 젊은 인재였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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