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겨울이 되면 관절 및 근육 등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체온유지를 위해 혈관이 수축하면서 근육과 인대는 경직된다. 최근 영하 10도 이상의 한파가 지속되면서 회전근개파열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4개의 힘줄 또는 근육(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 가운데 하나 이상이 파열 되는 질환이다. 어깨 관절에 발생하는 만성 통증으로 평소 움직임이 많은 부위라 파열 빈도도 높다. 노화나 외부 스트레스가 누적된 퇴행성 파열이 가장 많으며 갑작스런 사고나 운동으로 인한 심한 외상, 지나친 어깨의 혹사도 원인이 된다.
여러 힘줄이 서로 겹쳐 있는 회전근개는 특정 동작에서 약간의 불편이나 통증이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인 범위에서는 별다른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파열의 크기가 점차 커지면 일상에서 어깨 통증이 나타나며 힘이 떨어진 느낌이나 자주 뚝뚝 거리는 소리 등이 뒤따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통증이 줄고 팔을 올릴 수 있어 대다수 사람들이 단순 염증이나 근육통 정도로 가볍게 지나치곤 한다. 치료는 통증의 정도와 기간, 어깨 힘의 상태나 연령, 직업, 운동 등을 고려해 약물 및 주사 요법, 물리 치료, 운동 요법과 관절내시경 시술 등이 다양하게 쓰인다.
문제는 광범위 파열로 진행되는 경우인데 별 치료 없이 또는 보존적 치료를 받았는데도 파열이 점점 커질때가 있다. 이때는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과 함께 어깨가 아래로 쳐지고 팔을 들 수 없게 되고 이미 관절염이 동반된다.
오랜 기간 힘줄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힘줄로써의 기능은 소실된다. 이 경우 남은 힘줄이 매우 적고 봉합술이 불가능하게 되므로 관절을 아예 바꿔 주는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 어깨 환자는 노년층이 많음을 감안하면 수술 자체와 마취, 수혈 등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수술이 두려운 회전근개 광범위 파열 환자를 위해 인공패치(조직)를 이용한 관절내시경 치료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술에 사용하는 패치는 사람의 피부와 동일한 구조를 갖춘 인공진피 조직물이다. 인체조직과 적합성이 높아 화상 또는 외상으로 인한 피부치료에도 많이 사용된다.
이는 파열되어 구멍이 난 크기만큼 인공패치를 잘라 팔과 어깨 각 힘줄 끝 부위에 덧대어 봉합하는 방식이다. 마치 구멍 난 옷에 천 조각을 대고 봉합을 하는 수선법과 유사하다. 힘줄에 연결된 인공패치는 손상된 힘줄의 도우미 역할을 하며, 팔과 어깨를 잇는 부족한 힘줄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한다.
이러한 인공패치를 이용한 관절내시경 봉합술은 파열 정도가 심해 남은 힘줄로 복원이 어려운 경우에 적합하다. 넓은 부위 절개 대신 관절경을 사용하기 때문에 출혈과 상처가 적고 회복이 빠르다.
이 방식은 작은 구멍을 통해 견고한 봉합이 진행되므로 숙련된 전문의의 난이도 높은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 파열확인과 수술까지 완전하게 관절내시경으로 진행 하는 병원이 많지 않아 시술 전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알아 보는 것이 좋다.
연세바른병원 강지호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공 패치를 이용하면 부분 마취 만으로도 어깨 통증과 움직임의 제한을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며 "어깨는 누적 사용으로 인한 파열이 원인인 만큼 평소 잦은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고, 반복적으로 어깨 통증이 느껴지면 더 큰 파열로 가기 전에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