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호 미술감독, 제작 현장에서 빠지기로 구두합의 했지만 그저께까지 현장에 있었다."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전국언론노동조합에서 '드라마 화유기 제작 현장 추락 사고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달 23일 '화유기' 제작 현장에서 MBC 아트 소속 소도구 팀의 스태프가 3m 높이의 천장에서 샹들리에 작업을 하다 추락해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고를 당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당시 이 스태프는 CJ E&M이 70% 지분을 소유한 JS픽쳐스의 이철호 미술감독의 요청에 따라 천장에서 샹들리에 전기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이와 관련해 MBC 아트 관계자는 "이철호 미술감독이 현장에서 빠져달라 요구했고, 그러기로 구두합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미술감독은 지난 2일까지 촬영장에 있었다. 이 관계자는 "그저께까지는 현장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어제(3일)은 세트장 촬영이 없었고, 오늘(4일)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관계자는 구두합의를 했을 때의 대화를 떠올렸다. 그는 "JS픽쳐스는 '이 미술감독도 이번 사고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으니 빠지는 걸로 하겠다'고 말했다"며 "우리의 요구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앞서 언론노조는 "JS픽쳐스는 이 미술감독이 샹들리에 작업을 '지시'한 것이 아니고 '고지'했다고 하는데, 이건 명백한 책임 회피"라고 주장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3일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세트장을 찾아 현장 근로 감독을 실시했다. 그리고 이날 "'화유기' 촬영장 조사 결과 14가지 위반 사항에 대한 시정조치와 과태료 부과, 사법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혁 기자 sunny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