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데뷔 3주년' 여자친구, 역대급 콘서트 완성하다(feat. 버디)

입력 : 2018-01-07 20:58:33 수정 : 2018-01-07 21: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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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성장세다. 데뷔 3주년을 앞둔 그룹 여자친구가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자신들의 진가를 입증했다. 파워풀한 '칼군무', 탄탄한 가창력, 다채로운 무대로 채워진 종합선물세트 같았던 콘서트. 여자친구와 함께 한 삼천 명의 팬들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여자친구가 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번째 단독 콘서트 'Season of GFRIEND'를 개최했다.

2015년 1월 15일 발매한 데뷔 앨범 'Season of Glass'에서 착안한 'Season of GFRIEND'는 여자친구의 음악을 사계절로 표현했다. 시즌1부터 시즌4까지 'GLASS','FLOWER','AWAKE','PARALLEL'로 각각의 테마를 줬다. 여기에 멤버별 솔로 스테이지까지 추가해 총 5개의 시즌으로 구성했다.

오프닝 영상 속에서 멤버들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팬들은 떠나갈듯한 환호성을 질렀다. 시즌1 GLASS 섹션의 첫 번째 곡으로 'FINGERTIP'이 나오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여자친구는 곡 중간 스탠딩 스테이지가 있는 무대 앞으로 나왔다.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한 댄스곡 'FINGERTIP'은 초반부터 공연장의 온도를 높였다. 이어 '너 그리고 나'가 계속됐다. 팬들은 멤버들의 손짓과 표정 하나 하나에 집중하며 우렁찬 떼창을 질렀다.
 
이후 여자친구는 관객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예린은 "2018년의 시작을 버디(팬클럽) 여러분들과 함께 해서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하는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런 순간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감격했다. 엄지는 "여자친구의 첫 번째 콘서트인 만큼 '레전드 무대'로 꽉 채우겠다"고 다짐했다.

'GLASS'가 강렬하고 신나는 느낌으로 꾸며졌다면 'FLOWER'는 발라드 버전으로 편곡한 '여름비'를 비롯해 'Mermaid','봄비' 등 여성스럽고 청순한 이미지를 담아낸 곡들이 주를 이뤘다.

멤버들은 "새해에는 버디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었다"고 한 후 팬들의 소원을 물었다.  엄지는 "이 분들은 3분만에 매진됐다는 여자친구 콘서트의 피켓팅을 뚫고 오셨다"고 웃었다. 다른 멤버들은 "우리도 티켓팅에 도전했는데 실패했다"며 멋쩍어했다.

여자친구는 다음주면 데뷔 3주년을 맞는다. 이들은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며 감회에 젖었다. 유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더 아름다운 순간을 많이 만들어 나갈테니까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여자친구는 다양한 솔로 스테이지를 선보였다. 신비는 보아의 'NO.1', 소원은 선미의 '가시나'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소원은 댄서와 과감한 안무, 농염한 표정을 통해 선미로 변신했다. 후렴구 속 총을 겨누는 포인트 안무가 나오자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엄지는 아이유의 '스물셋', 은하는 가인의 '피어나'를 완벽에 가깝게 소화했다. 두 사람은 촉촉한 목소리와 성숙하고 섹시한 이미지로 반전 매력을 뽐냈다 .예린 역시 이효리의 'U Go Girl'로 색다른 모습을 공개했다. 메인보컬 유주는 에일리의 'Heaven'을 부르며 빈틈 없는 노래 실력을 뽐냈다. 

신비는 "여자 솔로 선배들의 무대를 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해야 버디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전날에는 'NO.1'을 모르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날은 그새 준비를 해오셨는지 많이 따라 부르더라"고 놀랐다.

소원은 "혼자서 무대를 준비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굉장히 떨렸다"며 "아까 주춤한 적이 있었는데 혹시 봤냐"고 물었다. 팬들은 "실수해도 괜찮다"며 앙코르를 연호했다. 은하는 "꼭 섹시한 콘셉트를 하려고 한 건 아니었고 '피어나'라는 노래를 정말 좋아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탁자 위에 엎드려서 추는 안무를 연습하다가, 모서리의 뾰쪽한 부분에 찔리기도 했다"며 관객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유주는 "버디들이 여자친구의 '천국'이 됐으면 해서 에일리 선배의 'heaven'을 불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즌3 'AWAKE'는 여자친구의 데뷔 곡 '유리구슬'로 시작됐다. 유리구슬'이 나오자 객석에서는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팬들은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고 '여자친구'를 외치는 등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뿜어냈다.

'시간을 달려서'까지 지금의 여자친구를 있게 한 '학교 3부작' 콘셉트의 곡들이 이어졌다. 절도 있는 안무와 현란한 록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멤버들은 "콘서트에서 '학교 3부작' 곡을 부르니까 기분이 남다르다"고 이야기했다. 유주는 "우리의 인생을 노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엄지는 "데뷔 초에는 우리의 곡들로만 무대를 채우기가 부족하다 보니 커버 곡들로 채웠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흐르고, 단독 콘서트를 하게 되서 정말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했다.

여자친구는 후반부가 다가올 쯤 "아직 보여드릴 것들이 많이 남았으니 더 즐겨달라"며 함성을 유도했다. 이들은 "이번 콘서트는 여러분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무대가 무엇일지 생각하면서 준비했다"며 팬들을 미소 짓게 했다. 'AWAKE'의 마지막 순서인 'RAINBOW' 무대에서는 무지갯빛 레이저가 비춰지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했다.

마지막 챕터인 시즌4 'PARALLEL'은 팬들을 생각하는 여자친구의 각별함이 돋보였다. 첫 곡 '하늘 아래서'가 흐르자 멤버들은 객석을 직접 돌아다니며 공연에 온 이들과 눈을 마주쳤다.

미리 준비한 선물을 던져주고 손을 잡아주는 등, 관객들과 소통하는 데 집중했다. 예린은 "솔직히 콘서트를 한다고 해도 별로 실감이 안 났는데, 여러분들의 뜨거운 함성을 들으니까 알 것 같다"고 밝혔다. 

소원은 "항상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그런 마음이 잘 전달됐는지 모르겠다"고 신경썼다. 신비는 "우리만의 콘서트를 할 수 있을지 막연했는데 좋은 사람, 멤버들을 만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 자리에 와주신 버디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진심 어린 말을 했다.

유주는 "내가 안무를 잘 틀리기로 유명한데, 하다 보니까 점점 숙지가 되더라"며 "우리 버디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버디는 나에게 초인적인 힘을 주는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공연 말미에는 여자친구와 팬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 순서가 마련됐다. 은하는 "우리 첫 번째 콘서트니까 손으로 1을 가리키며 찍자. 두 번째는 2로 하기로 약속하자"고 말했다.

콘서트의 마지막 곡은 '귀를 기울이면'이 장식했다. 관객들은 지나가는 시간에 아쉬워하며 변함없는 환호성을 보냈다.

앙코르 무대에 앞서 데뷔 전 오디션을 보는 멤버들의 영상이 공개됐다. 스크린에 띄워진  '당신들이 함께 있어 가능했던 일들. 여섯 명 만의 이야기인 줄 알았었는데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됐다'는 메시지가 팬클럽에게 고마움을 강조했다.

예린은 "나라는 존재를 이렇게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내가 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관객들은 "울지마, 어떤 모습이든 좋아할게"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들은 데뷔가 무산됐던 기억도 언급하며 가수로 성공하기 전까지 힘들었던 적을 떠올리기도 했다. 

소원은 "세월이 흐르고 변하더라도 버디들과 오랫동안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기억해'와 깜짝 추가곡, '그루잠'을 끝으로 180분간의 공연은 막을 내렸다.

여자친구는 다양한 콘셉트와 걸그룹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다이내믹한 안무, 음악을 향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지금의 스타가 됐다. 이번 콘서트는 가요계를 대표하는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여자친구의 무한한 매력과 장밋빛 미래를 가늠할 수 있던 순간이었다.

사진=쏘스뮤직 제공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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