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vN 개국, 장및빛 미래를 향한 기대와 우려의 공존(종합)

입력 : 2018-01-22 16: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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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제공

CJ E&M이 오락전문채널 XtvN의 문을 연다. '놀러오락'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만큼 즐거움에 방점을 찍은 채널이다. 야심찬 출발을 알렸지만 이에 대핸 걱정 어린 시선도 함께 공존하고 있다.

XtvN의 개국 기자간담회가 22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이명한 tvN 본부장과 김석현 tvN 기획제작총괄이 참석해 개국에 대한 설명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XtvN은 15~39세 연령층을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오락전문 채널로 기존의 xtm의 새 이름이다. 디지털에 익숙한 연령층이니 만큼 방송은 물론 온라인으로도 각종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채널명의 'X'는 미지수, 컬래버레이션, 곱하기, Exiting 등의 의미가 담겨있다. 예측하기 힘든 신선한 예능을 제공하고, 한층 더 익사이팅한 재미, 다채로운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 재미에 재미를 곱한 오락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엿볼 수 있다.

■ 15-39세 연령층 타겟, 시청자가 즐기는 예능 장르 세분화를 반영

XtvN 론칭의 시작은 최근 시청자층의 방송 소비성향의 변화에 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서바이벌, 토크쇼, 힐링, 여행 등 예능 장르가 명확해졌고, 또 이를 원하는 시청층도 어느 정도 분류화 되고 있다.

이명한 본부장도 이러한 점에 착안해 "기존 tvN이 론칭할 때 젊은 층을 상대로 한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어느새 50대까지 확장됐다"며 "그래서 새롭게 파티를 짜야할 필요성을 거쳤고, 내부적인 합의를 거쳐 타겟 연령층을 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나이대를 나눈 근거로는 먼저 시청률이 있다"면서 "기사의 톤과 댓글 종류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다년간 빅데이터로 쌓았다. 이런 부분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이다"라고 부연했다.

이런 포지셔닝을 위해 XtvN이 내세운 건 래퍼들의 여행 버라이어티 '오늘도 스웩'(27일 방송)과 그룹 슈퍼주니어가 만드는 예능 '슈퍼TV'(26일), 보아의 프라이빗 라이프 '키워드#보아'(28일), 글로벌 썸씽 프로젝트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월 12일) 등이다.

'오늘도 스웩' 같은 경우는 밀레니얼 세대에 가장 부합하는 키워드인 '힙합'을 주제로 한다. 래퍼들이 어떻게 노는지, 어떻게 여행하며 무엇을 즐겨 먹는지 등을 살펴보는 예능이다.

이 프로그램은 XtvN이 지향하는 바를 상징하는 프로그램이다. 젊은 층의 '욕구'를 가장 잘 대변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김석현 총괄은 "젊은 제작진이 투입돼 젊은 친구들의 모니터링 자료를 많이 수집하는 등 젊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Mnet의 '쇼미더머니'와는 좀 다르다"며 "힙합을 하는 친구들의 '신서유기' 같은, 하지만 둘과는 또다른 맛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대 친구들 모니터링 결과 확실히 재밌어 했다"고 덧붙였다.

어쨌든 XtvN이 새로 론칭하는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겨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고민하던 이명한 본부장은 "이 부분은 우리가 극복해야할 포인트"라며 김석현 총괄의 설명을 거들었다.

그는 "내부 시사를 통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확인한 결과 잘 나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면서 "또 외국인 글로벌 예능에 연애 리얼리티를 접목시킨 것처럼, 굳이 서브컬쳐까진 아니더라도 기존의 TV와는 다르게 접근해보려고 한다"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음을 전했다.

'슈퍼TV'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이명한 본부장은 "'오늘도 스웩'은 tvN 개국 초기의 차별화되고 도전적인 부분"이라면서 "슈퍼주니어는 팬덤이 탄탄한 친구들이니 조금 안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 재방송 도배? 어떻게 빈 시간을 채울 것인가

이렇게 XtvN은 부푼 꿈을 안고 있지만 장밋빛 미래만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당장 오리지널 프로그램이 4개이기 때문에 남은 시간은 tvN이나 OtvN의 프로그램 재방송으로 채워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청자 입장에선 '헐렁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이에 대해 CJ E&M은 단기적, 장기적 해결책을 바라보고 있다. 먼저 가깝게는 tvN 혹은 OtvN과의 공동 편성이다. 물론 새로 론칭한 프로그램들은 XtvN에서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명한 본부장은 "사실 채널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하려면 공동 편성은 지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그는 "새로 인큐베이팅 하는 프로그램은 널리 빨리 알려야한다. 그래서 예전엔 공동 편성으로 그런 부분을 꾀했다"면서 "앞으로 3개 채널 운용하면서 적절한 편성 전략을 짜서 콤팩트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향후 tvN과 OtvN에서 만들어질 예능을 XtvN에서도 선보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김석현 총괄은 '슈퍼TV'나 '키워드#보아'는 멀리 내다보는 CJ E&M의 '첫 단추'라는 부분도 강조했다. 두 예능의 주인공은 그룹 슈퍼주니어와 보아로 SM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가수들이다. XtvN과 SM C&C는 최근 콘텐츠 공동기획 업무협약을 맺었고, 두 프로그램은 이런 MOU의 결과물이다.

김석현 총괄은 "국내엔 많은 제작사가 있고, 매력적인 아티스트를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도 많다"면서 "기존의 방송국이 자체 제작을 못했을 경우 외부에서 프로그램을 수급하는 방식"이라고 이번 업무협약을 설명했다.

하지만 단순한 외주시스템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기존엔 프로그램에 대한 권리를 제작비를 댄 방송국 측에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을'의 입장인 제작사는 정작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갑'의 눈치에 맞게 방송을 꾸려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tvN은 차별화를 두려 한다. 김석현 총괄은 "제작사나 엔터테인먼트사가 권리를 가지고, 저희는 가치투자를 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며 "'함께 만들어보자'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XtvN은 이를 현재 SM C&C만이 참여한 프로그램 라인업을 향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으로 삼으려 한다. 김석현 총괄은 "저희 채널이 이제 시작이라 지금은 SM C&C가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서 "향후 XtvN이 자리를 잡으면 다른 회사들도 참여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디지털 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만큼 XtvN은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준비했다. 힙합계의 입담가들이 모인 Q&A쇼 '오늘도 힙합', 훈남훈녀의 핫플레이스 it아이템 탐방 '샵(#)질 남녀', 노래 가사를 드라마로 만들어내는 반전 뮤직 드라마 '똥차 비디오' 등이다.

김석현 총괄은 "향후 페이스북 뿐 아니라 유튜브, 카카오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채널을 설명했다.

오락을 내세운 만큼 스포츠나 게임도 빼놓을 수 없다. 이명한 본부장은 "스포츠는 중계권 처럼 무거운 부분도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다"면서 "하지만 수년 후 XtvN이 자릴 잡으면 오락과 접목해 색다른 접근을 할 수 있을거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충만하다"고 말했다.

김석현 총괄도 "당장은 동시에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지금 확정지어 말씀드릴 순 없지만 게임을 접목할 준비는 하고 있다"라며 향후 장르 확대의 가능성도 열었다.

간담회를 마치며 두 사람은 "5년 후, 10년 후 메이저 채널이 될 수 있길 많은 시청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형' tvN이 2006년 개국 후 10년 간 대표적인 예능·드라마 케이블 채널로 자리매김 했듯 '동생' XtvN이 '형 만한 아우'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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