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견·만찬 총 4시간 이상 진행… 리설주도 동행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를 이끌어낸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지난 5일 만찬에는 북한의 주요 인사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특히 이번 면담 및 만찬은 조선노동당 본관 건물에서 열렸는데 남측 인사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여정 특사 방문 때보다
1시간 이상 길어 '파격 예우'

리설주가 남측 인사를 만난 것은 2005년 인천 아시아 육상선수권대회에 응원단으로 방남했을 때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를 남북 접촉이라는 민감한 자리에 동행시킨 것은 국제사회에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빨강과 초록이 섞인 꽃장식과 하얀 말 조각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원탁에는 포도주와 북한 전통주 등 네 가지 정도의 술과 바게트, 서양식 요리 등이 올려져 남측 특사단을 환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접견과 만찬은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 12분까지 총 4시간 12분간 진행됐다.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달 방남했을 당시 문 대통령과의 접견·오찬이 2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것과 비교해도 1시간 이상 길다.

특사단이 평양에 도착한 지 3시간 만에 김 위원장과의 회동이 이뤄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우리 측 특사의 방북 시 접견을 귀국 직전 급작스럽게 진행하거나, 일정을 지연시키는 등 돌발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김 위원장은 우리 측과 사전에 협의한 대로 지체없이 만찬 일정을 진행했고, 특사단과의 접촉 시간도 길었다.

박석호 기자 psh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