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대신 우주인 투입 이소연, '먹튀' 논란 입 열다

입력 : 2018-03-07 07:08:31 수정 : 2018-03-07 07: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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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첫 우주인인 이소연(41)씨가 작심하고 과거 정부의 우주 프로젝트에 대해 비판했다.

이씨는 최근 출간한 과학비평잡지 '에피'(이음) 3호 인터뷰를 통해 과거 우주 비행 전후로 자신이 겪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즈 TMA-12호를 타고 열흘 간 우주 여행을 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의 우주비행사였던 만큼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씨는 우주 비행을 다녀온 뒤 연구는 하지 않고 외부 강연만 다닌다는 비판을 받았고, 돌연 미국으로 건너가 '먹튀' 논란이 일었다. 이씨는 현재 미국 워싱턴대 공대 자문위원 자격으로 연구 및 교수 활동을 하고 있다.

이씨는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은 상품일 뿐이었다며 당시 정부는 우주인 후속 사업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원래 우주비행자로 예정됐던 '고산'씨의 갑작스런 탈락으로 급하게 투입되는 바람에 준비도 없이 우주선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우주선에 개인 물품을 예상하고 짐의 양을 계산해야 하는데, 정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이 공식적인 물건을 보내는데 모두 써버려 개인 물건을 가져갈 공간이 거의 없었죠. 그래서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뒤 겉옷은 미리 보낸 고씨의 옷을 입어야 했어요"라고 말한 그는 "미국 우주비행사인 페기 윗슨이 보다 못해 자신의 빨간 티셔츠를 입으라고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정권이 바뀌는 바람에 비행복 패치를 '과학기술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로 바꿔다느라 우주정거장에서도 바느질을 해야 했다고 황당한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씨는 "지구와의 교신에서도 '그거 다 뗐느냐? 확실히 다 붙였느냐?'라는 내용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2012년 미국으로 건너가 UC 버클리대 경영전문석사(MBA) 과정을 듣고 이듬해 재미교포와 결혼하면서 미국 시민권을 얻은 것에 대해서는 "우주인 후속 사업이 없는 게 저의 문제인 것처럼 보도될 때, 나는 어떻게 해야 이걸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욱한 것 반, 먼 미래를 계획한 것 반의 이유로 한국을 떠나게 됐다"고 해명했다.

디지털콘텐츠팀 mul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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