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놀이-아리랑의 진화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 국립중앙박물관서 열려

입력 : 2018-09-04 12:19:11 수정 : 2018-09-05 14: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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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시리즈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가 다음달 6~28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오는 30일 국회 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사물놀이 40주년 기념 ‘올 포 원, 원 포 얼(All for One, One for All)’을 시작으로 무형유산을 보다 가까이 즐길 수 있는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를 개최한다.

이 시리즈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원료로 해 전통 공연예술의 색다른 면모를 조명한다. 세계가 인정한 우리의 무형유산을 ‘소통, 변화, 진화’ 세 가지 키워드로 재해석, 전통의 새로운 매력을 전한다. 사물놀이와 스트릿댄스, 아리랑과 대중음악과의 한 단계 진화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오늘의 전통을 새롭게 써 내려간다.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농악’을 근간으로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남사당’의 마지막 후예 김덕수·故김용배·이광수·최종실로부터 탄생된 ‘사물놀이’가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격변의 시대상을 온몸으로 체화하며 변화에 진화를 거듭한 사물놀이는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전통문화로 자리 잡았으며 나아가 전 세계에 우리 전통만이 지닌 폭발적인 에너지를 전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격한 노동현장에는 힘을 북돋고, 축제 현장엔 흥을 돋우며, 불합리한 곳에선 민중의 목소리를 높여 시민의 삶 곳곳에 스민 사물놀이가 다시 한 번 자기진화를 모색한다.

이번 변화의 중심에는 ‘스트릿정신’이 있다. 주최 측은 “삶터에서 피어난 흥과 거리의 저항 나아가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 세대들과 함께 지금껏 없었던 새로운 신명을 깨우고자 한다”며 “이에 현대 스트릿컬처를 대표하는 스트릿댄스와 역대급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하며 또 한 번 진화에 불을 붙인다”고 밝혔다.

이에 사물놀이 창시자 김덕수를 필두로 한국 스트릿댄스 선구자인 박성진, 한국의 소리 안숙선, 한국 힙합의 대표적 이름 이현도를 비롯 2·3세대 예인 300여 명과 세계를 제패한 스트릿댄서를 포함한 500여 명의 춤꾼들이 마음을 모았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 동양과 서양의 서로 다른 문화의 격돌, 장단과 비트의 융합, 세대와 세대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 시리즈의 공연장소도 이목을 끈다. 대한민국 정치 1번지 국회, 국민을 대표하는 그곳에 생생한 시민의 에너지를 전하며 국민의 힘을 보여줄 예정이다.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살아있는 유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새롭게 조명한다. 세계가 인정한 우리만의 멋, 옛것이란 이름하에 멀게만 느껴졌던 무형유산을 가까이 만나보는 기회다.

현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19개 종목 중 아리랑, 종묘제례악, 판소리 등 12개 무형유산이 관객을 기다린다. 이번 공연을 통해 무형유산과 유형유산을 한자리에서 맛보는 즐거움이 크다. 유형유산의 보고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세계가 인정한 우리의 무형유산을 함께 조명하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다.

각 종목별 최고의 명인들이 선사하는 우리 문화의 정수 또한 놓칠 수 없다. 첫 포문은 또 하나의 애국가 아리랑이 연다. 지난해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과 함께 아리랑 컨템포러리 시리즈를 올린 함춘호가 다시 한번 음악감독을 맡아 한층 깊어진 아리랑 울림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의 백미로 사전 이벤트를 통해 모집된 아마추어 기타리스트 500여 명이 함께 부르는 아리랑을 꼽을 수 있다. 대중에게 친숙한 악기인 기타와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달래준 아리랑의 만남은 소시민과 함께해 온 아리랑 역사의 또 다른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오늘의 이야기를 품은 아리랑과 만나는 감동의 시간, 모두를 하나로 잇는 이 시대의 유산 아리랑과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다.

이뿐 아니라 특정된 시기와 장소가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종묘제례악, 강릉단오제까지 만나 볼 수 있다. 전통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통해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 세대에게 전통에 대한 친숙함을 높일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낯선 무형유산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홍보대사로 함께 한다. 농악, 아리랑, 판소리 등 6편의 영상 캠페인을 펼치며 국내외에 한국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전한다.

4일 서울 중구 세종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은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우리 민족의 살내음이 깃든 것으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멋이 많다.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전통과 관객은 잇고, 익숙한 것은 오늘의 어법을 익혀 새로운 매력을 찾아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번 시리즈로 전통의 무한 가능성을 발견하며 우리만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손혜리 이사장은 "그간 전통에만 갇혀 있지 않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어마어마하게 많이 만나 같이 워크숍을 하고 전통과 현대가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이번 공연장소로 국립중앙박물관을 선택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전통문화의 큰 진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형과 무형 문화유산의 만남이 이뤄져야 하고, 유형을 보면 무형문화를 생각나도록 만드는 것이 박물관이다. 전통음악의 박물관 공연, 우리 문화가 완성되는 시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모두 19개의 공연이 펼쳐지게 되는데, 이 공연을 보고 나서 박물관 유산들을 보면 완전히 다르게 보이고 미학적 의미를 느낄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일반인 500명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광장에서 아리랑을 연주하게 될 기타리스트 함춘호는 "지난해 아리랑 컨템포러리 시리즈를 좋은 기회로 참여하게 됐는데 참으로 영광스러웠지만 그렇게 무서운 무대가 될 줄은 몰랐다. 아리랑은 어릴 때 들으면 편안했는데 외국에서 들를 땐 눈물이 나기 시작하고 그리움이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지난해 대중음악을 가지고 설익은 아리랑을 겁없이 상을 차려 드렸다면 올해는 반찬은 많지 않지만 잘 익은 밥으로 함께 하고 싶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소리꾼 민은경은 "전통성과 대중성을 두루 겸비한 공연, 유형-무형문화유산을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그런 축제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사물놀이 40주년'을 맞은 김덕수는 "40년 전 그 시절 전통을 혁신적으로 시작한 게 사물이었다. 그 40년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더 혁신하는 미래 모습 보여주는 것으로 준비했다. 미래를 새롭게 조명하고 만들어가는 새로운 전통문화 콘텐츠의 개발이 될 것"이라며 "'버스킹 난장' '버스킹-사물놀이'가 국회 잔디마당에서 펼쳐지니 즐겁게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회 잔디마당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펼쳐지는 두 공연 모두 무료이며, 세부 내용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글/사진=김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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