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국내 최고의 바다 관광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변사체가 발견된 사건(본보 지난달 31일 자 11면 보도)과 관련해 시신의 사망 경위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통상 해수욕장 인근에서 익사가 발생할 경우 사건 직후 시신이 발견되지만, A 씨는 수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될 만큼 부패된 상태로 백사장에서 파도에 떠밀려온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해경은 A 씨의 마지막 행적이 사건을 해결하는 핵심으로 판단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진주서 학교 다니는 20대 男
지문 대조 결과 신원 밝혀져
지난달 22일 가족이 실종 신고
유서 확인 안 되고 입수 불투명
경찰, 부검 의뢰·행적 집중 추적
1일 부산해경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59분께 해운대해수욕장 파라다이스호텔 앞 백사장에서 발견된 A 씨는 지난달 16일 진주의 주거지에서 마지막으로 외출을 나서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엿새 뒤인 지난달 22일 경남 김해에 살던 가족이 A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진주 남강파출소에 실종 신고를 했다.
지난달 29일 발견됐을 당시, A 씨는 상의가 벗겨지고 머리와 상반신 일부가 부패된 상태였다. 해경은 실족, 자살, 타살 등 3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진주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던 A 씨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었다. 해경은 A 씨의 신용카드 기록을 조회한 결과 시외버스를 타고 혼자 부산으로 온 사실을 확인했다. A 씨의 마지막 행적이 포착된 곳은 변사체가 발견된 해운대 일원이었다. A 씨가 해운대 일대를 새벽 시간에 산책하는 모습도 CCTV에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 씨가 바다에 빠지는 등 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포착한 CCTV 화면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수사를 이유로 A 씨가 CCTV에 찍힌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발견된 유서가 없는 데다 평소에 A 씨가 심적으로 힘들다든지 자살 동기로 유추할 만한 고민을 털어놓은 적은 없었다는 가족의 진술로 봤을 때 타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해경은 또 “변사자가 평소 혼자서 부산으로 여행을 가기도 했다는 유족 진술이 있어 실족해 사망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가족들의 실종신고 이후 변사체로 발견되기까지 약 2주간의 A 씨 행적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A 씨의 통신, 카드 기록 등으로 행적이 분명해질 경우 타살, 자살 여부 등이 명확해질 것으로 해경은 본다. 해경은 1일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시신의 부패가 심해 부상 흔적 등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인데,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이 확인될지 주목된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