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보고회 내용 “국토부 김해 확장안, 법률 어기며 공항 기능 왜곡한 엉터리”

입력 : 2019-04-24 19: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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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최종보고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송철호 울산시장 등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지방의원 등이 총리실 검증 이관을 촉구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4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최종보고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송철호 울산시장 등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지방의원 등이 총리실 검증 이관을 촉구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울산·경남이 지금의 김해공항 확장안이 동남권 관문공항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과학적 검증을 실시한 결과 공항 안전성과 확장성 등의 측면에서 부·울·경이 기대한 관문공항 자격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결론이다. 이 같은 검증 결과를 토대로 부·울·경은 ‘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를 공식 입장으로 채택했다.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국토부 안, 결정 과정부터 잘못”

‘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 결론

산악장애물 배제·항공수요 축소

짧은 활주로 도출 ‘안전성 결격’

소음·환경 피해 줄이기 지적도

■출발부터 잘못됐다

부산·울산·경남 광역지자체들의 합의로 꾸려진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이하 부·울·경 검증단)은 24일 김해공항 확장안이 관문공항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이유를 분야별로 상세히 제시했다. 부·울·경 검증단은 이날 286페이지에 걸친 최종 ‘검증 보고서’에서 애초 김해공항 확장안이 결정되는 과정부터 잘못됐다고 맹비난했다.

검증 보고서는 “국토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은 법규 위반과 객관성 없는 조사결과를 기준으로 선정돼 정책 결정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면서 “국토부는 공항계획 확정 과정에서 전례 없이 고정(산악)장애물을 독립평가 항목에 포함하지 않았고, 법적 기준인 장애물제한 여부 검토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입지 선정 당시 항공수요를 무시했고 활주로 길이 산정 등의 근거가 되는 관련 법규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등 법률 위반으로 공항 기능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안전성 결격, 소음·환경 피해 확대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날 “동남권 관문공항은 무엇보다 안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울·경 검증단은 국토부의 현행 김해공항 확장안이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최종 판정했다. 검증단은 “공항 관련 국내 법규에 저촉되는 산악장애물을 그대로 존치하도록 결정해 항공기 충돌 위험이 높다”면서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와 인접해 조류 충돌 사고 위험도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검증단은 최종 검증 보고서에서 신설 활주로 진입항로에 저촉되는 임호산, 경운산 등을 존치토록 한 것은 군사기지법과 공항시설법을 위반한 결정이라고 단정했다. 이 같은 위법한 결정으로 착륙 항공기 충돌위험이 도사리는 공항으로 전락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검증단은 기획재정부가 2017년 실시한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분석된 5500만~6600만㎥ 분량의 산악장애물 절취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이어 검증단은 새로운 소음평가단위(Lden)를 적용하면 소음 피해 구역이 8.5배까지 넓어진다는 검증 결과를 도출했다. 국토부는 김해공항 확장안에서 모두 2732가구가 소음피해 구역에 추가로 포함된다고 밝혔지만, 새 기준 적용 시 2만 3192가구가 소음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는 분석이다.

환경 훼손도 심각한 것으로 전망된다. 활주로 신설로 김해공항 인근 평강천은 인위적 흐름 변경과 함께 약 2㎞ 구간 매립과 단절이 불가피해진다. 활주로 신설로 평강천 유역 10만 6000㎡ 점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평강천에 서식하는 60종의 생명체 터전이 파괴될 위기다. 평강천을 따라 형성된 조류 서식지도 훼손이 불 보듯 뻔하다.

이를 두고 검증단은 “환경영향평가법 제17조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대상이다”고 밝혔다.

■짧은 활주로, 확장성 한계

검증단은 국토부가 김해공항 확장안을 결정할 때 활주로 설계 기준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활주로 길이 산정 근거인 국토부의 ‘비행장시설(활주로) 설계 매뉴얼’을 적용하면 김해공항 확장안은 최소 3.7㎞ 길이의 활주로가 필요하다. 그러나 국토부가 이 매뉴얼을 무시한 채 단순한 참고용인 항공기 제작사의 도표를 기준으로 3.2㎞의 짧은 활주로를 도출했다는 것이다.

김정호(국회의원·경남 김해시을) 검증단장은 “3.2㎞ 길이의 활주로로는 미주·유럽행 장거리 항공기 운항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빈번한 활주로 이탈사고(오버런)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항공수요를 인위적으로 축소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김해공항 항공수요 실제 예측치보다 훨씬 적은 수요를 적용해 공항시설 규모를 대폭 줄였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 결과 2046년 기준 항공수요는 3800만 명 수준으로 제시됐으나, 국토부 김해공항 확장안에선 수요가 28% 축소 적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균형발전 위해 재검토 불가피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날 최종 보고회에서 “부·울·경 검증단 최종 결과는 객관적, 과학적 검토로 도출된 만큼 신뢰성에 의문이 없다고 확신한다”면서 “대한민국의 100년대계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동남권 관문공항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검증단 분석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영남권에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객은 556만 명이다. 이들이 인천공항으로 둘러서 가기 위해 연간 7183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동남권 관문공항과 대구·경북 통합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부·울·경과 대구·경북은 갈등 관계가 아니라 함께 가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검증단의 결론은 객관적, 합리적 검증을 바탕으로 내려졌다”고 강조하며 “부·울·경의 발전된 미래를 담보할 수 있고 800만 명의 지역민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관문공항이 들어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현우·김덕준·정태백 기자

hooree@busan.com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