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신공항’·박 ‘엑스포’·김 ‘안전’… 부산 현안 우선순위 달랐다
입력 : 2022-05-15 18:14:31 수정 : 2022-05-15 19:43:05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신공항’ ‘엑스포’ 관련 키워드
상위 50위 단어에 다수 포함
우선순위 두고 두 후보 인식 차
김영진, 생활밀착형 단어 다수
‘부산 변화’ 한목소리, 해법 제각각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국민의힘 박형준, 정의당 김영진 부산시장 후보의 ‘워드 클라우드’. 지난해 5월 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각 후보 페이스북, 언론 보도(빅카인즈 인용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한 것이다.
3명의 부산시장 후보들이 그간 발언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한 단어는 ‘부산’ ‘시민’ ‘정책’ ‘미래’ ‘발전’ ‘도시’다. 언급량 기준으로 각 후보의 상위 50위 단어에 모두 포함됐다. 예측 가능한 단어지만, 앞뒤 맥락을 볼 때 숨겨진 의미에는 차이가 있다. 침체된 부산이 빠르게 변해야 한다는 것에는 일맥상통했지만, 이를 이뤄낼 세부 방식이나 분야는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도시를 획기적으로 바꿀 대형 사업에 집중했고, 정의당 김영진 후보는 시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변화를 먼저 요구했다.
■변-가덕, 박-엑스포, 김-안전
<부산일보> 취재진이 최근 각 후보의 SNS, 언론보도의 내용을 ‘워드 클라우드’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변 후보의 ‘상위 50위’ 단어에는 가덕신공항 관련 키워드가 다수 포함됐다. 공항, 개항을 포함해 가덕신공항 주관 부처인 국토부 등이 눈에 띈다. 국토부는 최근 2035년 개항 계획이 담긴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크게 일었던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30부산세계박람회 관련한 특별한 단어는 보이지 않았으며, 부울경 메가시티는 가덕신공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빈도가 낮았다.
박 후보는 유치, 세계, 엑스포, 세계박람회 등 2030부산월드엑스포 관련 키워드가 많았고, 가덕신공항 관련해서는 공항 외 특별한 단어가 눈에 띄지 않았다. 두 후보 모두 해당 사업을 전부 공약화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고는 다소 인식 차이를 보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변 후보 측은 가덕신공항과 메가시티를 주도하고 이에 대한 지식이 많다는 점을 이번 선거에서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박 후보는 윤석열 정부와의 협치 등을 극대화하고 가덕신공항까지 한꺼번에 다룰 수 있는 부산월드엑스포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안전, 교육, 병원, 노동자, 건강, 일자리 등 생활밀착형 단어가 주를 이뤄 거대 양당 후보와 차이를 보였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대중교통·병원비 부담 해소, 부산거점대 투자 등을 골자로 한 ‘3대 핵심 공약’을 가장 먼저 발표했다.
■민생 행보 vs 성과 홍보 vs 정치 교체
변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의 박 후보에게 맞서기 위해 선거판에 조기 등판했다. 이번 워드 클라우드에서도 노동자, 어르신, 청년, 장애인이 자주 언급되는 등 민생 행보에 주력한 모습이다. 실제 예비등록 후 하루 3~4건의 일정을 소화하고 이를 페이스북 등에 시시각각 알리는 홍보전을 펼쳤다. 응원, 승리, 반드시 등 민주당 약세로 평가받는 부산의 ‘선거 공기’를 바꾸기 위한 행보를 담은 단어들도 엿보였다. 이밖에 변 후보는 다른 후보와 달리 윤석열, 이재명 키워드가 포함됐는데, 3·9 대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의 역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산업, 기업, 개최, 조성 등의 키워드를 자주 언급해 부산시 성과를 크게 강조한 모습이다. 특히 시민이 목말라 하는 경제 분야의 발전을 이루는 적임자임을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적극, 추진, 노력, 혁신 등 행정에 대한 태도나 의지를 나타내는 단어도 다수였다. 지역균형발전, 지방대학 생존 등의 현안과 관련된 단어가 상위권에 포진한 것도 차별화된 모습이다. 사실상 지금까지는 ‘시정 키워드’가 주를 이뤄 향후 본선 레이스에서 박 후보가 어떤 키워드를 내세울지도 이번 지선의 관전 포인트다.
김 후보는 전환, 변화, 독식 등의 단어로 거대 양당의 문제를 제기하며 ‘정치 교체’를 외쳤다. 앞선 두 후보처럼 대형 사업 관련 현안과 그간의 성과보다는 정치적 담론 제기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제대로, 극복, 과감 등의 표현도 열세 평가에 맞서는 김 후보의 의지를 잘 나타낸다.
■금정구, 미술관, 민주당…의미는?
이번 조사에서는 의미를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 단어들도 여럿 보였다. 변 후보는 상위 50위 단어에 부산 구·군 중 유일하게 ‘금정구’가 포함됐다. 이는 금정구 거리 유세, 부처님 오신날 범어사 방문, 정미영 금정구청장의 개소식 참석 등이 겹쳐 나타난 것으로, 타 지역보다 먼저 금정구 유세에 나섰다는 점 이외 특별한 의미는 유추할 수 없다.
박 후보의 ‘미술관’ 키워드는 지난해 5월 이건희 미술관 건립 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했던 점을 보여준다. 김 후보의 단어 리스트에 ‘민주당’ 키워드가 나타난 것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무산 등 비판적인 언급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사 결과에 각 캠프 측은 “후보의 정치적 신념, 행보와 일치한다”고 입을 모았다. 변 후보 측은 “가덕신공항, 부울경 메가시티 등 과제별로 중요시하는 부분이 잘 포함된 결과”라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부산이 질적으로 도약하기 위한 큰 그림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시민, 건강, 일자리 창출로 노동자에게 믿음과 신뢰를 줘야 한다는 기조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수집 데이터=각 후보 페이스북 글+빅카인즈 인용문 데이터 기반
조사 기간=2021년 5월 1일~2022년 5월 11일
제외 단어=지역, 후보, 우리, 다시, 여러분, 생각, 말씀, 예비, 위해, 대한, 로서, 지난, 오늘, 모든, 가지, 통해, 이번, 가장, 대해, 지금, 동안, 관련, 더욱
※김영진 후보는 페이스북 이용량이 거의 없어 빅카인즈 인용문만 활용. 빅카인즈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중복된 뉴스 보도 멘트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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