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상자산거래소)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규제입니다.”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위해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눴다. 27일 오전 8시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 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는 ‘국내외 거래소 라운드 테이블’ 행사가 1시간 동안 개최된다.
적절한 규제 속에서 거래소 기능부산, 다양한 기술 도입 기회 제공
이날 행사는 27일 사흘간 여정의 막을 올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 2022’의 세부 행사 중 하나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국내외 거래소 관계자 6명과 블록체인 업체, 부산은행, 시 관계자 등 총 11명이 한 테이블을 마주 앉았다.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각 사업자들의 아이디어 차원의 발언이 여과 없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을 꺼려해서다. 이에 익명을 전제로 테이블에서 오갔던 주요 내용들을 참석자의 전언을 통해 재구성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거래소 관계자들이 오히려 규제를 적극 환영했다는 점이다.
이날 한 해외 거래소 관계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규제다. 한국이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규제로 인해 라이센스를 획득하고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사실 우리(거래소)도 은행 계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적절한 규제 속에서 그 기준을 맞춰나갈 때 거래소 역시 제 기능을 할 수 있고, 결국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활성화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지역 인재 양성’은 참석자 모두 이구동성으로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거래소 관계자는 “싱가포르나 태국에서는 해외 인재들의 비자를 쉽게 취득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인재풀의 공급처를 국내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덧붙이기도 했다.
전자지갑, 결제시스템, 신용카드 등 가상자산과 관련된 여러 기술력을 갖고도 여러 제약으로 시장에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거래소 관계자도 있었다. 관계자는 부산 거래소를 “관련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기회”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박형준 시장은 거래소 관계자들에게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를 다양한 민간 거래소들이 상생하는 플랫폼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그 과정에서 예탁결제, 상장 등 여러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어떻게 투자자 신뢰를 확보할 것인지가 관건이다”라고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추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기술 개발이나 운용, 관련된 인재 양성 등 다양한 과제에 대해 이미 충분한 경험과 다양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추진해 온 여러분들의 조언이 절실하다”고 협력을 당부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