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가 저물었다. 올해 9월 타계한 전설적인 프랑스 영화감독 장뤼크 고다르 회고전이 부산과 서울, 대구에서 열린다. 프랑스 영화 ‘누벨 바그(Nouvelle Vague·새로운 물결)’ 시대를 이끈 그는 현대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거장이다.
영화문화협동조합 씨네포크와 이모션픽쳐스는 부산에서 ‘아듀 고다르(Adieu Godard) : 장뤼크 고다르 특별 회고전’을 연다고 3일 밝혔다. 이달 7일부터 18일까지 롯데시네마 광복 아르떼관에서 감독 대표작 13편을 상영한다. 영화평론가와 교수들이 고다르 영화와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시간도 준비됐다.
회고전은 장뤼크 고다르 감독을 추모하고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열린다. 1960년대 누벨 바그를 이끈 그는 장면을 급격히 전환하는 ‘점프 컷(jump cut)’, 카메라를 손에 들고 찍는 ‘핸드 헬드(handheld)’ 촬영 기법 등으로 기존 관습을 탈피했다. 파격을 선도한 그는 장편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로 1960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회고전에서는 ‘네 멋대로 해라’와 함께 ‘알파빌’, ‘경멸’, ‘국외자들’, ‘미치광이 피에로’, ‘남성, 여성’,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두세 가지 것들’ 등 1960년대 감독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970년대 ‘만사쾌조’뿐 아니라 1980년대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인생)’, ‘기관총부대’, ‘영화라는 사소한 비즈니스의 흥망성쇠’, ‘탐정’도 상영한다. 고다르가 1997년 발표한 역작 ‘영화의 역사’도 스크린에 걸린다.
김이석 동의대 영화·트랜스미디어연구소장은 “일본에서는 고다르 죽음으로 한 시대가 마무리됐다는 말도 나왔다”며 “영화를 깊게 고민한 그를 추모하고 작품의 감동을 공유하기 위해 회고전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국에 많은 시네필이 영화를 공부하고 사랑하게 만든 감독”이라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볼 수 있는 작품이 있지만, 스크린 시대 감독 작품인 만큼 영화관에서 특별한 감동을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다르 회고전은 서울과 대구에서도 열린다. 서울은 9~13일과 19~20일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대구에서는 10~18일 롯데시네마 동성로에서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롯데시네마 홈페이지와 씨네포크 인스타그램에서 자세한 일정과 요금을 알 수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