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 있는 한국국제대학교가 폐교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재정난에 수도와 전기가 끊길 위기에 처했는데,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국제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입생 충원율이 10%대에 불과하다.
수년 째 부실대학에 묶이면서 학자금 대출 제한 등으로 인해 신입생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수 임금은 물론, 전기나 수도요금 등 공공요금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한국국제대의 한 구성원에 따르면 대학은 13일 현재 3개월 동안 한전에 전기요금을 납부하지 못한 상태다. 미납금은 1155만 원에 달한다.
한전은 당초 지난 10일까지 돈을 납부 하지 않을 경우 15일부터 단전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학교 측이 학사일정과 기숙사 이용 등 학생들의 불편함을 호소하며 부랴부랴 유예를 요청해 이달 말까지 연장해 놓은 상태다. 수도요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본교는 5회 체납해 전체 체납액이 1547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기숙사 역시 22번 체납해 23만 6000원 정도가 밀려있는 실정이다.
진주시 수도과 역시 이르면 다음달쯤 단수에 나설 예정이다.
당장 요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불 꺼진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할 판이다.
대학의 한 교수는 “단전, 단수 이야기가 며칠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기·수도요금을 내려면 돈이 필요한데, 어찌된 일인지 대학 측은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걷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개강했는데, 돈을 내지 않고 10여 일째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예산이 없다 보니 현재 대학본부는 제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법인이 있긴 하지만 예산 투입을 하지 않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애가 수업을 받고 있는데 아직 등록금을 내라는 말이 없다. 소문으로는 대학 통장이 압류된 상태이기 때문에 돈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학교 측에 문의를 해도 전화조차 받지 않는다.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함이 커진다”고 말했다.
실제 전기와 수도가 끊길 경우 그 피해는 학생들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 차라리 폐교라도 되면 다른 대학에 편입학할 수 있지만 대학 구성원 간 이해관계가 이리저리 얽히고설켜 있다 보니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일부 교수들은 교육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교육부조차도 마땅한 대안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 신입생은 “불안한 마음이 크다. 이러다 덜컥 폐교라도 돼버리면,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다. 이런 상황인 줄 알았다면 대학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보며 대안을 찾고 있다.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