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사업 공동 신청과 대학 통합을 논의 중인 국립부경대와 국립한국해양대가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두 대학은 내부 구성원 여론 수렴 절차에 대한 반발과 총장 부재 상황 등이 맞물리며 대학 간 협의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이르면 이달 글로컬대학 사업 2차 공고를 낼 것으로 보여 부산 지역 대학들의 글로컬대학 신청 논의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부경대와 한국해양대는 교육부 글로컬대학 2차 공고를 앞두고 각 대학 구성원 여론 수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각 대학 내부 통합 논의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학 간 협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해양대는 통합 논의의 중심축이 없는 상황이다. 통합 논의를 이끌어야 할 총장이 임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대는 지난해 7월 21일 제9대 총장 임용 후보자로 당시 총장이던 도덕희 기계공학부 교수, 류동근 해운경영학부 교수를 1·2순위 후보로 선정했다. 전임 총장 임기가 지난해 11월 7일로 끝이 났지만, 한국해양대 총장 임명은 두 달 가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해양대에서는 지난 11월 통합 관련 찬반 설문조사 이후 공론화와 여론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해양대 관계자는 “통합에 대한 대학 구성원 간 논의가 활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부경대도 통합 논의에 대한 내부 논의가 불붙지 않고 있다. 부경대 장영수 총장은 대학 통합에 대한 의지와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지만, 협의 테이블에 앉지 못하고 있다.
대학 내 교수들 반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경대에서는 통합 논의 과정에서 교수들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여론도 나타나고 있다. 통합 과정에서 교수들의 의견이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부경대는 지난달 5일 한국해양대와의 통합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대학의 해양 분야 특성을 반영한 ‘해양과학 카이스트’를 목표로 밝혔다. 한국해양대는 지난달 6일 부경대에 대학 통합을 위한 공식 협력 요청서를 발송할 예정이었지만, 내부 사정으로 발송을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교육부는 이달 중으로 글로컬대학 2차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교육부는 오는 4월 예비지정 대학 15곳, 7월께 본지정 대학 10곳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정 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은 교육부로부터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받는다.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지난해 11월 글로컬대학 1차 모집에서 새로운 미래교육도시 모델을 내세워 본지정 대학으로 선정됐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