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다세대주택서 발견된 백골 사체…16년 만에 드러난 그날의 진실

입력 : 2024-09-23 10:10:17 수정 : 2024-09-23 10:39:07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2008년 30대 동거녀 둔기로 살해
여행용 가방에 넣어 시멘트로 은닉
최근 누수공사하다 인부들에 발견

부산일보DB 부산일보DB

동거하던 연인을 둔기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사체를 집 베란다 콘크리트 더미에 숨긴 남성이 범행 16년 만에 덜미를 잡혔다.

거제경찰서는 동거하던 여성을 살해 후 사체를 은닉한 50대 A 씨를 살인 혐의로 검거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04년 연인 관계였던 여성 B 씨(당시 30대)오 거제시 중곡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그런데 2008년 10월 10일께 사소한 문제로 언쟁이 벌어졌고, 감정이 격해진 A 씨가 휘두른 둔기에 B 씨는 결국 숨졌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A 씨는 일단 사체를 여행용 가방에 넣었다.

이어 옥탑방 옆 야외 베란다에 벽돌을 쌓아 작은 공간을 만들어 가방을 숨긴 뒤 시멘트를 부어 원래 있던 구조물처럼 꾸몄다.

그대로 묻히는 듯했던 A 씨 범행은 최근 주택 방수공사 과정에 드러났다.

건물주 의뢰로 작업 중이던 인부들이 콘크리트 더미를 깨자 여행용 가방이 나왔고 그 속에 시멘트와 섞인 백골 사체가 발견됐다.

전담 수사팀을 꾸린 경찰은 사체가 2006년 해당 주소지에 거주하다 2011년 실종 신고된 B 씨라는 것과 둔기에 의한 머리 손상으로 숨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당시 동거남이던 A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 지난 19일 양산으로 주거지를 옮긴 A 씨를 체포했다.

A 씨를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또 조사 과정에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경위 등에 대해 보강 수사 후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