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보드게임 통해 손쉽게 경제 배워요” [Up! 부산 스타트업]

입력 : 2024-10-24 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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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스교육 김동화 대표

보드게임 경제교육 콘텐츠 개발
주식·부동산·대출 등 게임 속으로
영상콘텐츠 제작 등 학교서 인기
중장년 경제지식공유센터 추진

부산의 경제교육 콘텐츠 생산 기업 '에디스교육'의 김동화 대표는 부산의 경제교육 콘텐츠 생산 기업 '에디스교육'의 김동화 대표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제지식을 기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

국제 금융도시를 표방하는 부산에서 다가올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에게 ‘보드 게임’을 통한 금융교육으로 건강한 경제지식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업이 있다. 부산에 본사를 둔 ‘에디스교육’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1일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에 위치한 에디스교육에서 만난 김동화(38) 대표는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던 끝에 창업을 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거부감없이 재밌게 경제지식을 쌓아, 자본주의 시대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보드게임을 통한 경제교육

2022년 설립된 에디스교육의 가장 주요한 사업 아이템은 보드게임을 통한 경제 교육 콘텐츠다. 게임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모두 에디스교육에서 제작한다. 가장인기를 끌고 있는 보드게임은 ‘머니 스피너’다. 부루마블, 모노폴리 등 기존 보드게임 형식을 빌리지만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은 경제 전반에 관한 지식이다. 주사위를 굴려 말을 움직이면서 자본을 불리는 게 게임의 목표다. 말이 도착한 장소에는 주식 구입, 투자 등 자본을 불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반면에 소비, 보증, 보이스피싱, 도박 등 자본을 잃게 만드는 ‘리스크’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아이들이 주사위를 굴리며 자본을 불리기도 잃기도 하는 셈이다. 경제 지식에 더해 현실을 반영한 요소도 더했다. 주식에는 희소성 개념을 도입해 종목마다 가격에 차이를 뒀고, 특판 적금 같이 이율이 높은 상품도 존재한다. 부동산도 전세, 월세 개념을 도입해 게임을 통해 경제 전반의 지식을 함양하도록 한다. 대출 이율도 현실에 맞게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김 대표는 “초등·중학교 등 학교에서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편으로,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게임을 제작한다”며 “출산이라는 리스크 요인이 있었는데, 저출산 시대에 맞지 않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악기구입’칸으로 바꾸는 등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아 현실감을 더했다”고 말했다.

기존의 보드게임과 가장 큰 차이점은 교육의 요소가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머니스피너에 포함되어 있는 경제 개념들은 모두 동영상 교육 콘텐츠로 제작되어 게임 중에도 찾아 볼 수 있도록 했다. 에디스교육은 머니스피너 외에도 회계 숫자를 빠르게 계산한 수 있는 ‘디스 카운트’,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게임인 ‘마미폴리오’ 등을 제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어렸을때부터 아이들에게 합리적인 소비 습관을 형성시켜야 한다. 그러기위해선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며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제 지식을 통해 사회의 순리와 섭리를 이해시키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에디스교육의 보드게임은 영어판 등으로 제작될 예정으로 수출길도 물색하고 있다.

■시니어 대상 경제지식센터

에디스교육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경제지식을 함양하고 공유하는 ‘경제지식공유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퇴직자나 제2의 N잡을 꿈꾸는 중장년층을 모아 경제 교육을 기반으로 서로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김 대표는 “중장년층들의 지식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공간”이라며 “올해 말 공간 구성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의 경제 교육 보드게임을 한단계 더 발전시켜 사이버 도박 예방을 위한 보드게임도 제작 중이다. ‘머니 겜블러’라고 이름 붙은 게임으로 청소년 도박 중독을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김 대표는 “한번 발을 들이면 헤어나오기 힘든 도박의 위험성을 보드 게임을 통해 알리려 한다”며 “도박과 인생을 담은 게임으로 다음 달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에디스교육은 영상을 통한 교육 콘텐츠 제작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주최하는 투자자교육협의회에 활용할 경제 교육 콘텐츠를 지난해부터 만들어 납품하고 있다.

김 대표는 “타 영상제작 업체들과 차별점은 경제에 대한 지식 수준의 차이”라며 “보다 전문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영상 콘텐츠 기획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어린이 경제 캠프도 진행한다. 주로 방학 시즌을 맞아 캠프를 개강하는 데 오픈하면 10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과 협업해 체험형 경제교육도 실시한다.

■부산을 경제교육 성지로

교육을 주 사업아이템으로 삼고 있는 만큼 김 대표가 체감하는 부산의 문제도 있다. 김 대표는 가장 큰 문제로 동서 교육격차를 꼽았다. 부산진구를 기점으로 동부와 서부 초등학생들의 교육 수준이 뚜렷이 차이가 난다는 것. 김 대표는 보드게임을 통한 경제교육이 이 부분을 다소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김 대표는 “2022년부터 부산 18개 학교에 출장을 나가며 느낀점은 너무 어렵게 보드게임을 만들면 안된다는 것”이라며 “먼저 흥미를 느낄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고 이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만드는데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에디스교육의 보드게임 등은 수도권지역 초등학교 등에서 인기다. 그러나 김 대표는 부산서 창업한 만큼, 부산을 대한민국 경제교육의 성지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김 대표는 “홍콩, 싱가포르 등 국제금융도시로 이름난 곳과 부산은 지리적으로 많은 공통점이 있다”며 “유대인들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제교육을 어렸을떄부터 체계적으로 받는다. 입시교육이 아닌 살아있는 경제 교육을 부산에서 확대해 미래 인재를 키운다면, 국제금융도시로 성장도 멀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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