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1위 탈환 SK하이닉스·하이브리드로 달린 현대차

입력 : 2024-10-24 18: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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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6년 만에 최대 실적
반도체 실적 삼성 추월한 듯
현대차, 환율도 매출 상승 견인
LG전자도 22조 최대 매출 달성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 대전의 SEDEX 2024 SK하이닉스 부스.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 대전의 SEDEX 2024 SK하이닉스 부스. 연합뉴스

국내 4대 그룹의 3분기 실적 희비가 갈렸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반도체 시장에서 실적 양극화가 두드러지며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경쟁사이자 세계 메모리 1위 업체인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DS)의 영업이익을 추월한 ‘기분 좋은’ 성적표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각각 3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장기 불황 국면에서 나름 선방했지만, 이익이 감소하며 다소 아쉬운 실적을 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조 300억 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영업이익 6조 4724억 원) 기록을 6년 만에 갈아치웠다.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3.8% 증가한 17조 5731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썼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 9조 1000억 원 가운데 반도체 사업 이익은 4조∼4조 4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SK가 삼성보다 반도체 장사를 잘했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AI 붐에 수요가 폭증하는 고성능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주도권을 잡아 삼성과의 수익성 차별화가 가능했다. SK하이닉스는 AI 학습과 추론용으로 쓰이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는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올해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최근 12단 제품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공급을 앞두고 있다.

이런 호실적은 최태원 회장의 뚝심 있는 투자가 뒷받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2012년 SK하이닉스(구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연간 2000억 원대 적자를 내고 있었지만, 반도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최 회장은 주변의 반대 목소리에도 3조 4267억 원을 들여 SK하이닉스 인수에 성공했고, 인수 직후부터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전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82조 원을 투자하는 등 총 103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도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북미 지역 보증 연장 조치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한 3조 580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익 감소에 대해 “북미 그랜드 싼타페에 대한 선제적 보증 연장 조치로 약 3200억 원의 충당부채 전입액이 발생했기 때문인데 이를 제외하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는 3분기 매출은 42조 9283억 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올렸다. 미국 시장 등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제네시스 차종 중심의 판매가 늘면서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비중이 증가했고, 가격 인상과 우호적 환율 영향 덕분에 매출을 끌어올렸다.

LG전자의 경우 3분기 물류비 인상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20%가량 감소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51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9% 감소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다만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매출은 22조 1764억 원으로 전년보다 10.7%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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