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지수’ 매년 산출, 부산 빈집 위험도 시민에 알린다 [부산 '빈집 SOS']

입력 : 2024-10-24 18:14:36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부산연구원, 발생 위험 수치화
본보 통해 공표·예측 모델 개발
지역별 구체적 정책 대안도 제시
재난안전연구원, 공동 연구 제안
내달 한국지리정보학회 학술회
국토계획학회 학회지 등에 소개

부산일보가 기획해 부산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빈집 SOS 지수’가 매년 산출되어 부산의 빈집 정책 수립에 반영된다. 사진은 지난 16일 김수환 부산경찰청장과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 등이 동구 수정동 일대 빈집을 살펴보는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일보가 기획해 부산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빈집 SOS 지수’가 매년 산출되어 부산의 빈집 정책 수립에 반영된다. 사진은 지난 16일 김수환 부산경찰청장과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 등이 동구 수정동 일대 빈집을 살펴보는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의 빈집 위험도를 알려주는 ‘빈집 SOS 지수’(부산일보 지난달 30일 자 1면 등 보도)’가 매년 산출된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부산의 빈집 추이를 살피고, 정책 수립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빈집 SOS 지수는 빈집 관련 지표를 바탕으로 빈집 발생 가능성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본보가 기획해 부산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매년 산출된 지수는 〈부산일보〉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지수의 외연도 확장된다. 부산연구원은 지수를 활용해 빈집 증가 예측 모델을 만들고, 지역별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내년도 중점 연구 과제로 추진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빈집 SOS 지수를 활용한 연구를 국책 과제로 검토한다.

24일 부산연구원에 따르면 ‘빈집 SOS 지수’ 산출에 사용한 지표(경사도·건축 연도·대지면적·건축면적·공시지가·고령화 비율·자연증가 건수·단독주택 수) 중 시간에 따라 변하는 고령화 비율, 건축 연도 등의 지표를 매년 업데이트해 지수를 산출하고 공표한다.

‘빈집 SOS 지수’는 허술하고 부실한 빈집 실태 조사와 통계에 가려져 있던 부산의 심각한 빈집 문제를 보여주기 위해 개발됐다. 현재 빈집이 지역별로 얼마나 있는지 보여주는 게 아니라, 앞으로 인구 소멸이 심화하면 어떤 곳에 빈집이 급격히 증가할지 빈집 발생 위험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연구원은 또 ‘예측’과 ‘대책’ 두 가지 큰 틀에서 내년도 연구 과제로 지수를 확장한다. ‘예측’은 지수를 특정 지역에 대입해 향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당 지역에 빈집이 얼마나 늘어날지 내다볼 수 있는 ‘예측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대책’은 빈집 위험 요인이 비슷한 지역별로 좀 더 구체화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본보와 연구원은 지수를 개발하며 빈집 위험 요인이 비슷한 지역을 군집으로 분류해 맞춤형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향후 빈집 문제가 매우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 원도심과 정책 이주지에 대해서는 인구 유입 요인이 적은 만큼 장기적으로 빈집을 매입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또 입지가 좋은 빈집 밀집 지역은 빈집 거래를 활성화하고 각종 건축 인센티브를 제공해 개발을 유도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부산시도 본보의 보도와 정책적 대안 제시를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빈집을 매입해 나가고, 개발 수요가 있는 곳엔 건축 규제 완화와 매입한 빈집 부지 제공 등을 통해 개발을 유도하는 ‘부산형 빈집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연구원 오재환 부원장은 “지수를 활용해 빈집 예측 모델을 만들어보고, 빈집 위험 요인별로 좀 더 구체화된 대안을 찾아보려 한다”며 “지수 개발을 계기로 빈집 문제에 대한 이슈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지수를 확장해 지역 소멸과 관련한 다양한 지수 개발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빈집 SOS 지수’를 접목한 국책 연구 과제도 검토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부산연구원에 지수를 활용한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재난안전연구원은 ‘빈집 SOS 지수’와 개발 기법을 바탕으로 전국의 개별 건물 또는 지역별 안전 관련 지수를 만들고, 이를 급증하는 빈집과 관련해 도시형, 농촌형, 산지형 등으로 분류하는 국책 연구 과제 추진을 검토 중이다.

한편, ‘빈집 SOS 지수’는 연구 논문 형태로 내달 14~16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국지리정보학회(KAGIS) 추계학술대회에 소개된다. 또 대한국토계획학회 등 관련 학회에 투고해 학회지에도 실릴 예정이다. 〈부산일보〉 특별취재팀은 언론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공동 연구진으로 등재된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