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지사, 대선 채비? 부울경 외연 확장

입력 : 2024-10-24 18: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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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수석에 윤준호 전 의원 발탁
이재명 균열 대비 행보 강화 관측

김동연 경기지사가 부산 출신 윤준호(사진)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발탁한다. 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온 부산·울산·경남(PK)의 인사를 등용하면서 대권주자로서 몸풀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도 강민석 대변인은 2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11월 초 임명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윤 전 의원은 2018년 6월 부산 해운대을 보궐선거로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 인선은 민선 8기 3년 차를 앞둔 통상적인 ‘인적 쇄신’으로 비칠 수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위증 교사 사건에 대한 법원 선고가 임박한 시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실형을 받을 경우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로서 사법 리스크가 부각돼 지금껏 견고하게 지켜져 온 ‘이재명 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당내 비주류로 전락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의 재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이날 윤 전 의원과 함께 경제부지사 자리에 친문계인 고영인 전 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앞서 지난 8월엔 친문계 좌장 격인 전해철 전 민주당 의원을 도정자문위원장에 임명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김 지사가 비명계 ‘구심점’ 자리를 노리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한 그간 관료 출신 측근을 중용하던 스타일을 탈피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인 김동연’의 색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전체 인구가 800만 명으로 서울·경기 다음으로 많은 인구를 갖고 있는 PK 출신인 윤 전 의원을 중용하면서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고향인 PK 내 입지 다지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지난 5월에도 부산을 찾아 총선 낙선자들과 만찬을 가진 바 있다. 지난 금정 보궐선거에서의 민주당 참패에서도 확인되듯이 PK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인 만큼 김 지사가 부울경에서 민주당 대표 야권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 지사를 지지하는 지역 야권 관계자는 “김 지사는 이 대표에 비해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총선에 이어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보여준 부울경의 민심을 면밀히 파악해 정권을 되찾을 수 있는 후보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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