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첫 지진해일 대응 훈련 열렸다

입력 : 2024-10-24 18: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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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청·부산해경 등 12개 기관
용호별빛공원서 대규모 훈련
주민 100명 등 300여 명 참가
고지대 대피·헬기 구조 등 연습

지진 발생으로 일어난 해일에 대비한 ‘2024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24일 부산 남구 용호별빛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해안에 있던 주민들이 높은 지대로 대피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지진 발생으로 일어난 해일에 대비한 ‘2024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24일 부산 남구 용호별빛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해안에 있던 주민들이 높은 지대로 대피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 남구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알려드립니다. 용호만 해안가 저지대에 3m 이상의 지진해일이 한 시간 이내로 닥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즉시 주민들께서는 고지대로 대피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24일 오후 3시 부산 남구 용호동 용호별빛공원. 대피 안내가 내려지자 주민 100명이 남구청 직원의 지시에 맞춰 발걸음을 바쁘게 옮겼다. 이들 목적지는 지진해일로부터 안전한 이기대 공원의 동생말 언덕이었다. 해경 헬기도 해안가를 선회하면서 ‘해안가에 있는 시민은 즉시 고지대로 대피하기를 바란다’는 방송을 반복했다.

부산 앞바다에 지진해일 들이닥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실시됐다. 지진해일을 가정한 훈련은 이례적인데, 부산 남구청과 부산해양경찰서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으로 헬기, 함정, 소방차까지 동원됐다. 이날 열린 ‘2024년 재난 대응 안전한국훈련’은 남해해양경찰청, 남부소방서, 해군작전사령부 등 12개 기관과 단체가 공동으로 실시했다. 훈련에만 300여 명이 동원됐다.

훈련은 일본 서쪽 해역에 규모 7.8 지진이 발생, 지진 여파로 남구 용호동 일대에 높이 3m 이상의 지진해일이 들이닥치는 상황을 가정해 실시됐다. 지진해일이 남구에 상륙하는 1시간 이내 주민 100명을 고지대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도록 유도하고 물에 빠진 주민을 구하는 것이 주요 훈련 내용이다. 혼란스러운 대피 과정에서 차 사고가 나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는 극한 상황도 추가됐다.

남구청이 지진해일 대응 훈련을 시행하는 이유는 남구 지역이 일본과 마주 보는 해안 접안지역으로 해일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기적 훈련으로 부산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대응 체계를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남구는 바다와 인접한 곳에 대단지 아파트와 섶자리 등 소규모 어항이 존재해 다양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헬기가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하는 수상 구조는 이날 훈련의 백미였다. 실제 해경 대원이 바다에 빠졌고, 남해해양경찰청 항공단 소속 대원이 헬기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 구조했다. 구조 과정은 불과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남구청 관계자는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지진해일 주민 대피 훈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관 기관과의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해 주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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