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 야금야금 난개발 중단돼야”… 부산 환경·시민단체 반발

입력 : 2024-11-05 15:41:43 수정 : 2024-11-05 17: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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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자연유산원 추진 등에 반대
"어떤 시설 넣을지 깊이 고민해야"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을숙도 생태공원. 사하구청 제공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을숙도 생태공원. 사하구청 제공

부산 생태계의 보고인 을숙도가 난개발 위험에 처해 신중하게 보존·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시민단체에서 제기됐다.

부산 환경·시민단체와 (사)습지와새들의친구는 을숙도가 각종 개발 계획이 집중돼 난개발 우려가 높다며 “부산시는 을숙도에 지역 특색과 가치를 반영한 지속가능한 개발을 도입하고, 을숙도의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5일 밝혔다.

습지와새들의친구 측은 을숙도가 천혜의 자연을 지닌 유산임에도 최근 난개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은 “낙동강 하구 을숙도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귀중한 자연 유산”이라며 “최근 시는 을숙도에 국립자연유산원을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가 자연유산을 보존하는 업무를 하는 기관을 자연유산을 파괴한 땅 위에 짓는다는 발상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박 위원장은 “부산시 도시계획에도 을숙도는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자연 환경 보존을 위해 힘써야 하는 곳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말로만 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축구장, 인라인 스케이트장 등 여느 도심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시설을 넣어 을숙도라는 공간의 가치는 퇴색되고, 철학은 빈 공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을숙도라는 공간을 생태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허탁 부산문화지킴이 대표는 “우리는 숲, 공원, 정원 등의 녹지가 도시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시는 을숙도란 공간에 전통적인 도시 개발 모델에서 벗어나 어떤 시설을 어떻게 들일 것인지를 심도 있게 고민하고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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