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도시 부산, 야구장도 ‘최고령’ 될 판

입력 : 2024-11-18 18: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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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 재건축 사업 지지부진
시·롯데, 사업비 분담 줄다리기
노후 시설 국비 신청조차 못 해
2028년 9월 완공 계획 불투명
프로 팀 중 가장 낡은 구장 우려

1986년 개장한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 전경. 정종회 기자 jjh@ 1986년 개장한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와 롯데가 재건축 비용 분담과 대체 구장 위치 등을 놓고 지지부진한 논의를 이어가는 사이 롯데 자이언츠는 가장 낡은 홈구장을 쓰는 팀이 될 위기에 처했다.

18일 부산시에 따르면 사직야구장 재건축 예상 비용이 최근 급상승했다. 지난 12일 부산시의회의 시 문화체육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심재민 문화체육국장은 “지난 1월 지방행정연구원에 타당성 조사 용역을 한 결과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 총사업비는 3262억 원 규모가 적정한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시가 지난해 3월 사직야구장 재건축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 최종 보고회 때 밝힌 건축비 2344억 원보다 1000억 원 가까이 뛴 수준이다.

시와 롯데는 비용 분담을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당초 시와 롯데는 건축비를 7 대 3 비율로 부담하기로 결정했으나, 재건축비가 늘어나며 양측 모두 이렇다 할 비용 부담 방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비용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로 열악한 재정 상황을 꼽았다. 롯데는 1차 용역 이후 분배율에 따라 840억 원을 부담하기로 결정했으며 그 이외의 비용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대체 구장 위치에 대한 논의도 재건축 추진이 늦어지는 또 다른 이유다. 롯데에 따르면 기존에 이야기가 나왔던 연제구 거제동 아시아드주경기장 부지는 접근성이 떨어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부 있었다. 이 문제 역시 롯데와 시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양측 협의 장기화에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 역시 시작도 못하고 있다. 분담금 문제를 놓고 시와 롯데 간 협의가 이뤄져야 재원 확보 방안 등 후속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추가 절차도 지지부진하다. 대표적으로 시는 사직야구장 재건축 비용 마련을 위해 신청 예정이었던 문화체육관광부 ‘노후 체육시설 개보수 국비 지원’ 공모도 신청하지 않았다. 시는 롯데와의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른 국비 사업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을 보인다. 사직야구장 재건축 로드맵도 다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는 지난해 새 사직야구장을 2028년 9월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현재로선 착공, 완공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사직야구장 재건축이 늦어지면 롯데 자이언츠는 가장 낡은 홈구장을 쓰는 팀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사직야구장은 1986년도 개장했는데, 그 이전에 지어진 두 개의 구장은 현재 재건축을 완료했거나 재건축 안이 확정된 상태다. 한화이글스는 내년부터 1964년 지어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대신 새 구장인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에 보금자리를 튼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홈구장으로 1982년 개장한 서울 잠실구장에 대해 서울시는 잠실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돔구장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 자이언츠 관계자는 “사직구장 재건축이 진행될 수 있도록 부산시와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답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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