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경북 안동의 한 재력가로부터 아들 채용 청탁금으로 1억 원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사자로 지목된 아들 A 씨는 현재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공천 개입 의혹을 처음 폭로한 강혜경 씨는 25일 오전 창원지방검찰청 현관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재력가에게 받은 돈은)미래한국연구소의 사업 경비와 여론조사비용 등으로 지출됐다”면서 “(A 씨는)사무실에 1~2번 정도 인사한다고 왔었고, 일과 관련해서 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어느 기관 취업을 요청했냐는 질문엔 “제가 들었을 때, 청와대(대통령실)까지 채용을 부탁받았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예비후보지만, 명 씨 입장에서는 당선시키려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그렇게 청탁받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명 씨와 A 씨 측이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명 씨가 일단 본인이 힘을 썼다고 했고, 누구에게 어떻게 이야기했다는 부분까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답했다.
강 씨는 과거 오랫동안 명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실무를 담당했으며, 공천을 받아온 명 씨에게 세비 76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김영선 전 국회의원 회계책임자로도 근무했다. A 씨는 2021년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연구위원으로 4개월가량 근무한 뒤 2022년 윤석열 캠프를 거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실무위원으로 일하다가 올해 중순부턴 용산 대통령실 6급 행정요원으로 취직했다.
안동의 또다른 사업가인 B 씨가 2021년 7월 중순 미래한국연구소에 2억 원을 빌려줬는데, 미래한국연구소는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안동 토크 콘서트에 출연료 명목으로 3000만 원을 공제하고 그해 11월 7000만 원을 갚은 것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1억 원 변제에 대해서는 명 씨가 강 씨에게 “A 씨 아버지가 아들 청탁 대가로 건넨 돈이라 갚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A 씨 아버지는 B 씨에게 1억 원을 보낸 적은 있으나 별도 사업에 투자한 돈이었으며 채용 청탁을 한 적도, 명 씨는 만나본 적도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B 씨 역시 자신이 미래한국연구소에 빌려준 돈은 A 씨 아버지와 관련 없는 돈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조만간 A 씨와 그의 아버지 등을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진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