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법조계 출신 인사들이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 교사 사건 1심 무죄 판결과 관련, 26일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이 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이들 법조계 인사들은 1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징역형’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한동훈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원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1심 판결에 공감하지 못할 부분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존중한다”면서도 “사법 시스템 안에서 바로잡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어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한 대표는 이어 “민주당도 이번 판결에 굉장히 환호하고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듯 11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의)징역형 판결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 재판의 ‘TV 생중계’ 요구를 주도할 정도로 ‘유죄’ 확신을 보였던 주진우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20여 년 법조 생활에서 위증을 자백하는데 위증 교사가 무죄 나는 케이스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저는 2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상당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김진성 씨에게 반복적으로 증언을 요청한 데 대해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위증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1심 재판부 판단에 대해 “통상 위증을 교사하는 사람이 ‘날 위해 거짓말 좀 해 줘’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 대표의)‘좀 기억나는 대로 해 줘’라는 말은 위증 교사할 때 자주 나오는 말”이라며 “(재판부 판단은)국민 상식의 반한다”고 비판했다.
검사 출신인 권성동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해 9월 영장전담 판사는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됐다고 판단하는 등 재판부가 서로 다른 판단을 하고 있기에 이번 무죄 판결이 상급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민주당의 기쁨은 덧없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사법부를 겁박하던 태도를 180도 바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지만, 앞서 공직선거법 1심 판결만 확정돼도 이 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며 이번 판결을 ‘구원의 빛’으로 착각하고 있다고”고 쏘아붙였다.
판사 출신인 김기현 의원 역시 “‘거짓말은 했는데 허위사실 공표는 아니다’라는 해괴망측한 궤변 판결을 연상시킨다”며 “법관으로 일했던 경험에 비춰 보건대, 어떻게 이렇게 앞뒤가 맞지 않는 비상식적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 위증교사 1심 판결은 판결 자체에 이미 모순을 노정하고 있는 것으로서 상급심에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 대표의 말처럼 현실의 법정은 두 번 더 남아 있기에 범죄자에 대한 단죄의 기회는 아직 살아있다”고 밝혔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