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韓 계엄령’ 예의주시…“정치 갈등, 평화롭게 정리되길”

입력 : 2024-12-04 02:00:28 수정 : 2024-12-04 02: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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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바이든에 보고, 중대한 우려”
일본 정부 당국자 “이런 방법 생각도 못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영국 등 세계 각국은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데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일본 오사카에서 내년에 열리는 엑스포와 관련해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에 앞서 “우리는 중대한 우려를 갖고 최근 한국의 상황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이곳과 서울에서 모든 급의 한국 측 인사들과 관여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 모두가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고, 지속해서 상황에 대한 평가를 보고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과 동맹은 철통같다”면서도 “정치 갈등이 법률에 따라 평화롭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백악관은 한국 정부와 접촉 중이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또한 AFP는 영국 정부 대변인이 한국 상황에 대해 “한국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영국 국민은 영국 정부의 여행 권고사항 업데이트를 살펴보고 현지 당국의 조언을 따르도록 권고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 역시 비상계엄 선포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도통신은 이날 일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하며 “앞으로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해왔지만 이런 방법으로 나올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외무성의 한 관계자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계엄이 나온 것은 엄청난 일”이라고 반응했다.

이 밖에 EU(유럽연합) 대변인도 연합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한국에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일제히 긴급 보도했다. 로이터는 “한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것은 1980년대 이후 처음”이라며 “1980년대 이후 민주주의 국가로 여겨졌던 한국은 갑작스러운 조치로 인해 충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윤 대통령은 핵무장한 북한의 구체적 위협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대신 자국 야당에 초점을 맞췄다”고 부연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한국 언론들도 당황한 채 계엄 선포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4월 한국 총선에서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됐으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예산안 등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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