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과정에서 극심한 내분을 겪으며 주류로 활동하던 부산 정치권 내 친한계의 입지가 좁아졌다. 그 사이 계파색이 옅거나 친윤계로 분류되던 의원들이 핵심 당직을 맡으며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새 원내대표로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을 선출했다. 권 의원은 이날 108명 중 106명이 참석한 의총에서 72표를 얻었다. 친한계의 조력을 받은 김태호 의원은 34표에 그쳤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충격은 받았지만, 당내 중심은 여전히 친윤계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비서실장에 김대식(부산 사상) 의원, 원내수석부대표에 박형수 의원, 원내대변인에 서지영(동래) 의원을 임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틀만에 원내대표와의 친분을 이유로 비서실장 자리를 고사하면서 원내수석대변인을 맡게 됐다. 신임 원내대표가 발표한 임명직 3명 중 2명이 부산 의원인 셈이다. 김 의원과 서 의원 모두 한동훈 대표 체제에서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 표결도 거부하면서 친한계와는 거리를 유지해 왔다.
반대로 그간 친한계 핵심으로 활동한 정성국 의원 등은 당내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지게 됐다.
서 의원은 올해 초 전략기획부총장을 내려놨다 반년 만에 당직에 복귀하게 됐다. 서 의원은 “결국 조기 대선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이런저런 제안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당직자로 있으면서 탄핵 이후 당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국회와 당 기능을 정상화하는 데 매진하겠다”라고 밝혔다.
당내 초선의원 대표이기도 한 김 의원은 친한계도 고루 챙기면서 당내 분열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국민을 위한 정치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입은 국민적 상처를 치유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 번 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