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찐 수혜주는’ 리플, 비트코인·테슬라도 제쳤다

입력 : 2025-01-17 18:17:56 수정 : 2025-01-17 18: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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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트럼프 당선 이후 530%↑
비트코인 45%·테슬라 43% 상승
SEC와 소송 조기 종료 기대감에
현물 ETF 승인 장밋빛 전망 호재

사진은 리플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가상자산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리플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가상자산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가상자산과 미국증시 등 위험자산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의 최대 수혜주는 비트코인과 테슬라를 제치고 리플이 이름을 올렸다.

17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일인 지난해 11월 6일(현지시간)부터 이달 16일까지 리플의 상승률은 530%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과 테슬라 주가 상승률은 각각 45%, 43%다. 이날 리플은 24시간 전보다 6% 오른 3.3달러를 기록했다. 리플 시세가 3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8년 1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원화(업비트 기준)로도 최고가인 4750원을 넘어 5000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리플은 가파른 상승세로 가상자산시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시가총액 3위로 자리를 굳혔다. 최근 리플의 급등은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을 밑돌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하는 가상자산과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의 대표적 호재로 꼽히기에 리플의 눈에 띈 폭등을 설명하기란 부족하다.

리플의 상승 배경은 리플 발행업체 리플랩스와 트럼프 당선인과의 짙은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리플랩스는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함께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후원한 가장 큰손 중 한 곳이다. 당시 가상자산업계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1억 달러(한화 약 2000억 원)가 넘는 정치 자금을 쏟아부은 대가로 규제 당국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재편을 희망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가상자산 규제에 앞장섰던 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의 해임 공약으로 응답했다. 특히 현재 리플랩스는 SEC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SEC가 지난 2020년 12월 리플을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면서다. 지난 2023년 7월 리플 측의 일부 승소로 이어졌으나, SEC는 일부 판결에 대해 항소 의사를 밝히며 이달 15일(현지시각) 항소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을 등에 업은 리플은 승소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취임을 앞두고 실현돼서다.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물러나고, 가상자산에 친화적 성향 기업인 폴 앳킨스가 새 SEC 위원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기조에 맞춰 가상자산 정책을 전면 재검토한다면, 리플과 SEC 간 소송이 중단되거나 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SEC와 소송 종결로 리플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가능성도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 JP 모건은 보고서에서 “리플 ETF가 출시되면 12개월 이내에 43억 달러(약 6조 2685억 원)에서 84억 달러(약 12조 2455억 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플 모니카 롱 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리플 현물 ETF가 빠르게 승인될 것”이라고 봤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 리플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이날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서의 지난 24시간 리플 거래 대금은 각각 4조 2686억 원, 1조 3931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선임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리플의 소송 리스크 해소,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리플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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