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띠’ 고3에 역대급 ‘N수생’… 더 치열해진 대입

입력 : 2025-02-03 18: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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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2026학년도 대학 입시

4년제 대학 총 34만 5000여 명 선발
취업난 속 상위권 대학 선호 높아져
수능 응시 N수생 20만 명 넘을 전망
의대 증원 여부·규모, 올 입시 변수로

2026학년도 대입은 의대 등 상위권 대학 진학에 도전하는 N수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해 5월 열린 부산대 입시 설명회. 정종회 기자 jjh@ 2026학년도 대입은 의대 등 상위권 대학 진학에 도전하는 N수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해 5월 열린 부산대 입시 설명회. 정종회 기자 jjh@

오는 7일 2025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다가오면서 사실상 2026학년도 대입의 막이 올랐다. 2026학년도 대입은 지난해보다 더욱 많은 ‘N수생’이 입시에 참가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 확정 여부에 따라 입시에 뛰어들 N수생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N수생, 20만 명 넘어설 듯

전국 195개 4년제 대학은 올해 2026학년도 대입에서 총 34만 5179명을 선발한다. 이는 지난해 2025학년도 대입보다 4245명 늘어났다. 수시모집으로 27만 5848명(79.9%), 정시모집으로 6만 9331명(20.1%)을 선발한다. 수시모집 선발인원은 1년 전보다 4367명 늘었고, 정시모집은 122명 줄었다.

입시 업계에서는 올해 수능에 응시할 N수생 수가 2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로학원은 지난 2일 2026학년도 수능 N수생 수가 20만 2762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종로학원은 최근 연도별 재수생 추세와 고3 학생 수 등을 적용해 예상 N수생 수를 추측했다. 20만 2762명은 2025학년도 수능에 실제 응시한 N수생(18만 1893명)보다 11.5% 많은 규모다.

N수생의 수가 20만 명을 넘어선 것은 2001학년도(26만 9050명) 이후 25년 만이다. 1994년 수능 도입 이후 N수생이 20만 명을 넘긴 것은 8번 뿐이다. 이후 2002학년도부터 2025학년도까지 24년 동안은 10만 명대였다.

올해 2월 졸업하는 학생 중 대학에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2월 졸업하는 고3 학생은 45만 3812명이며, 이 중 34만 777명이 2025학년도 수능에 응시했다. 종로학원은 2025학년도 4년제 대학 정시모집 모집인원과 지원자 수를 볼 때 어느 대학에도 들어가지 못한 탈락 학생이 1년 전보다 3.0% 증가한 1만 1763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전국 의·치·한·약학 계열 정시 탈락 인원은 1년 전보다 18.9% 많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고3 수험생도 증가, 경쟁 치열할 듯

2026학년도 입시에는 고3 수험생도 늘어난다. 2026학년도는 출산 붐이 일었던 2007년 당시 이른바 ‘황금 돼지띠’에 태어난 현역 수험생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2025학년도 수능 당시 재학생과 N수생 비율이 각각 65.2%, 34.8%였다고 밝혔다. 이 비율이 2026학년도에도 비슷하다고 가정했을 때 고3 재학생 응시생은 38만 5593명, N수생은 20만 2762명이 나온다.

고3 수험생과 N수생이 모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25학년도 당시 52만 2670명이었던 수능 응시생 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최근 취업난 등의 여파로 상위권 대학 선호도가 뚜렷한 상황에서 정시 지원에서도 상향 지원이 나타났다”며 “대학 진학 후에도 반수 등을 통한 상위권 대학 진학에 도전하려는 수험생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 변수는 여전

종로학원 측은 올해 수능에 응시할 N수생의 증가 폭은 의대 정원 증원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기존 3058명에서 1509명 늘린 4567명으로 확정했지만, 올해 2026학년도 증원 규모는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의대 증원에 맞춰 올해 전국 39개 의대의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총 4877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를 이번 달까지 반드시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달 10일 “전공의, 의대생 등 의료계가 대화에 참여하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입시 체제를 생각하면 2월 초까지 의대 입학 정원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정부가 올해 의대 정원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와 의료계의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복될 경우, 정확한 의대 증원 규모가 확정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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