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커피도시 성장 위해 개방·혁신 필수"

입력 : 2025-02-18 18: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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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 이사회 가필드 커 회장

월드 오브 커피 두바이 참석
매년 행사 커지며 눈부신 성장
"두바이는 중동의 커피 중심지"
유명 카페 '모카 1450' 문 열어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첫 수입

스페셜티 커피협회(SCA) 이사회 가필드 커 회장. 조영미 기자 mia3@ 스페셜티 커피협회(SCA) 이사회 가필드 커 회장. 조영미 기자 mia3@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화폐에 커피 주전자가 그려져 있는 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입니다. 그만큼 두바이에서 커피 문화는 역사적 뿌리가 깊습니다. 단단한 커피 전통을 바탕으로 개방성과 혁신이 더해져 두바이가 중동의 커피 중심지가 된 것 아닐까요.”

지난 9일 UAE 두바이의 유명 로스터리 카페 ‘모카 1450’에서 만난 스페셜티 커피협회(SCA) 이사회 가필드 커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커 회장은 올해 1월부터 SCA 이사회 회장으로 선출돼 전 세계 스페셜티 커피업계를 위해 일하고 있다.

커 회장은 원래 자메이카 출신의 금융인이다. 해외 출장이 잦았던 그는 자신이 고객을 만나러 떠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자신을 만나러 올 수 있도록 두바이로 터전을 옮겼다. 그는 “14년 전 두바이로 이주했고, 커피 산업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2015년 ‘모카 1450’의 문을 열었다”며 “커피가 처음 국제적으로 거래됐다고 알려진 예멘의 항구 모카와 1450년이라는 숫자를 따서 로스터리를 시작했다. 자메이카 커피 산업 이사회를 통해 두바이에 처음으로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를 수입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커 회장과 만난 날은 커피 산업 박람회인 ‘월드 오브 커피(WOC) 두바이’가 열리기 하루 전날로, 그의 로스터리 카페에서 콜롬비아 커피 생산자가 미래 고객을 대상으로 커피를 선보이는 행사가 한창이었다.

그는 “한국 역시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두바이가 여러 측면에서 스페셜티 커피 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두바이 내 대부분의 카페에서 원하는 종류의 커피 도구로 커피 추출을 요청할 수 있다. 심지어 튀르키예 이브릭 커피도 맛볼 수 있다”고 전했다.

올해 WOC 두바이에 대해 평가해 달라고 하자 커 회장은 “매년 WOC 두바이는 전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고,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가 참여하는 ‘로스터 빌리지’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규모가 2배로 커졌다”고 답했다.

커 회장은 “지난해 WOC 부산이 열렸을 때 부산을 찾았는데 행사가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다들 평가했다. WOC 같은 행사가 아니었다면 전 세계 커피 산업 종사자가 부산을 찾기 어려웠을 거고 그건 두바이를 찾는 커피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면서 “WOC 같은 행사가 꾸준히 개최돼야 하는 이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두바이가 중동의 커피 중심지가 된 이유는 전 세계 웬만한 지역에서 비행기로 8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고, 비자를 쉽게 받을 수 있는 환경도 한몫한다”며 “두바이는 중동의 빠른 커피 산업 성장을 바탕으로 매년 연속으로 WOC를 개최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UAE의 1디르함 동전에는 ‘달라’라고 불리는 전통 커피 주전자가 그려져 있다.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뿌리 깊은 커피 역사에 더해 혁신을 거듭하는 것이 두바이 커피 산업의 성장 비결이라고 커 회장은 귀띔했다.

그는 “‘모카 1450’은 커피를 와인잔에 담아 내기도 하고, 커피에서 검은색을 빼 물처럼 만든 커피를 개발하기도 했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두바이 커피 산업에서 끊임없이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부산이 커피 도시로 지금보다 더 성장하려면 개방과 혁신은 필수다”고 강조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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