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가 먼저 급물살을 타면서 진보 진영 단일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보수 진영에선 예비 후보 4명 간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자 곧바로 ‘5자 단일화’가 곧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진보 진영에선 아직은 차정인-김석준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평행성을 달리지만 보수 진영 단일화 가속화에 상황 변화도 점쳐진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지면 양 진영 간 양자 대결 구도가 굳혀질 가능성도 커진다.
■최윤홍 합류 놓고 ‘설왕설래’
보수 진영의 △전영근 전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 △박종필 전 부산교총 회장 △박수종 전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등 후보 4명은 지난달 28일 끈질긴 협상 끝에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하며 ‘단일화 파기’ 고비를 넘겼다. 예비 후보 간에 ‘단일화 실패=선거 패배’ 인식이 확산한 결과다.
최윤홍 전 부산시교육청 교육감 권한대행의 단일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예비 후보로 등록한 최 전 권한대행도 ‘조건 없는 단일화 참가’를 선언했다. 다만, 앞서 단일화에 합의한 후보 4명은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5자 단일화’ 여론이 지배적이다.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인용될 경우 시교육감 재선거 역시 진영 대결 양상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일부 후보는 ‘5자 단일화’에 동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정 골까지 깊어진 진보 단일화
일단 진보 진영 단일화 논의는 정중동 상태다. 단일화 논의에 적극적이던 차정인 예비 후보는 3일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하며 김 예비 후보 압박에 나섰다. 김 예비 후보의 교육감 경력을 지적했다. 캠프 선대위 측은 “부산교육은 더 이상 무능과 불통의 8년을 지속할 수 없다”며 “김 전 교육감은 입시 경쟁과 학벌 중심 사회를 타파하기 위한 용기 있는 도전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캠프 핵심 관계자는 “진정으로 진보 진영의 승리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 예비 후보도 단일화에 완전히 선을 긋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김 예비 후보 캠프 측은 “지금은 개인 경쟁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양자 대결 요구 커질 듯
4·2 시교육감 재선거가 결국 보수-진보 단일 후보 간 싸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 심판 등의 영향으로 정치적으로 보수와 진보 간 진영 대결이 극에 달한 만큼 단일화에 미온적인 후보가 점점 불리해질 가능성도 크다. 더구나 탄핵 심판 결과가 오는 13일 이후 나온다면, 단독 선거로 치러지는 4·2 시교육감 재선거는 ‘미리 보는 대선’으로 정치권의 지지세가 단일화 후보로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부산 한 교육계 원로는 “부산교육감 재선거는 보수-진보 대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투표지 인쇄 전까지 후보 2명의 대결로 압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