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가장 권위있는 어린이 청소년 도서상 중 하나로 뽑히는 올해 소시에르상 2개 부문에 한국 그림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먼저 논픽션 부믄은 2021년 책읽는곰에서 펴낸 지식 정보 그림책 <국경>이 차지했다. 구돌 작가가 글 쓰고, 해랑작가가 그림을 그린 이 책은 전 세계의 다양한 국경을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만나 보며 나와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소시에르상 선정 위원회는 “이 작품의 강점은 어린 독자들에게 국경의 개념을 인본주의적인 관점에서 인식하게 한다는 데 있다. 사람들로 가득찬 작은 배가 격랑이 이는 바다에 떠 있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현 상황서 꼭 필요한, 아니 없어서는 안 될 훌륭한 다큐멘터리이다”라고 평가했다.
글을 쓴 구돌 작가는 20대 초반에 28개월간 외국 배낭여행을 하며 처음으로 걸어서 국경을 넘는 경험을 했다. 그런 경험을 거듭하며, 작가는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국경 검문소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그 나라의 ‘상태’를 여과 없이 보여 주었고, 국경의 모습은 이웃한 두 나라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고작 지도 위의 선 하나를 넘었을 뿐인데, 많은 것들이 달라지기도 했다.
책을 만들기 위해 구돌 작가는 수년에 걸쳐 수십만 장의 사진을 모으고 수많은 자료를 읽으며 각기 다른 면에서 대표성을 지닌 24개의 국경을 가려 뽑았다. 현재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들려주려 노력하며 원고를 써 내려갔다. 그림을 그린 해랑 작가는 아름다운 풍경은 아름답게, 가슴 서늘한 풍경은 가슴 서늘하게 그림에 담았다.
2021년 출간된 이 책은 그해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았고, 곧이어 일본 분켄 출판사, 대만 올린 출판사, 프랑스 라파르티 출판사(Editions La Partie)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지난 2023년에는 대만의 작가와 출판사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상인 ‘오픈북 좋은책상(Openbook Good Book Award)’을 받았고, 올해 프랑스판이 ‘소시에르상(Prix Sorcières)’을 받는 영광을 안게 된 것이다.
출판사 엣눈북스에서 발간한 최연주 작가의 그림책 '모 이야기'는 소시에르상 파시오낭 미니 부문을 받았다. 파시오낭 미니 부문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아동 도서에 수여된다.
소시에르상 선정 위원회는 심사평에서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진정한 기쁨을 선사하는 일러스트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최연주 작가의 첫 그림책인 '모 이야기'는 고양이 모가 호기심으로 한밤중 집에서 나와 모험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해 볼로냐 라가치상의 우수상 격인 특별언급(Special mention)을 받기도 했다.
소시에르상은 프랑스 사서 협회(ABF)와 어린이·청소년 도서 전문 서점 협회(ALST)가 한 해 동안 가장 주목할 만한 어린이·청소년 도서에 수여하는 상으로 6개 부문으로 구성되며 1986년 제정됐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