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다시 야구 봄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는 가을에도 야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봄바람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20일 대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3으로 이겼다. 2회초 나승엽의 1점 홈런과 유강남의 2점 홈런 덕분에 3-0으로 앞서나가다 3회말 1점, 6회말 2점을 잃어 3-3 동점을 허용했지만 8회초 나승엽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올해 25경기를 치른 롯데는 13승 1무 11패를 기록해 삼성(12승 12패)을 제치고 전날 공동 4위에서 단독 4위로 올라섰다. 3위 KT 위즈(12승 10패)와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졌고, 2위 한화 이글스(14승 11패)와는 반 경기 차이.
롯데는 지난 18일에는 단독 2위에 잠시 오르기도 했는데 단독 2위는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처음이었다. 팬들은 ‘김태형 감독 입이 귀에 걸렸다’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롯데 팬 입이 귀에 걸렸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이다.
롯데가 선전하자 경기장에 관중이 몰리는 게 그 증거다. 롯데는 올 시즌 홈구장인 사직야구장에서 12차례 경기를 치렀는데 네 차례 매진(2만 2665명)을 포함해 총 20만 4280명이 몰렸다. 경기당 1만 7023명. LG 트윈스(총 30만 7938명, 경기당 2만 3688명), 삼성 라이온즈(29만 5055명, 경기당 2만 2697명)에 이어 총 관중 3위, 경기당 관중은 5위다.
프로야구가 초반부터 흥행 몰이를 하자 KBO는 올해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기대한다. 지난해 사상 처음 기록한 1000만 관중(1088만 명)을 넘어서자는 것이다. KBO 기대의 한가운데에는 2위로 달리며 선전하는 한화는 물론 롯데가 있다.
롯데 팬들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지금처럼 남은 경기에서 선전해 2017년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는 물론 1999년 이후 26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더 나아가 1992년 이후 33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도 해 보자고 한다. 롯데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응원이 쏟아진다. 롯데가 봄에만 잘하는 ‘봄데’가 아니라 봄에도 잘하는 ‘봄데’가 되라는 이야기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