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인투자자들이 노동절 연휴를 맞이해 금을 대거 매도하자, 비트코인 가격이 뛰었다. ‘디지털 금’으로 평가받는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정보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5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267.19달러(한화 약 455만 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2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온스당 3500달러) 대비 7% 하락한 가격이다.
금값이 떨어진 배경으로는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지목된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더 디 파이언트(The Defiant)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은 지난달 말 상하이선물거래소와 상하이금거래소 등에서 약 100만 온스에 달하는 금을 시장에 내놨다. 이는 단일 시점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이 기간 비트코인은 1억 2400만 원대에서 1억 4000만 원대까지 뛰었다. 금이 7% 떨어질 때 비트코인은 13%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 투자자들의 금 대량 매도가 비트코인 투자 수요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고점을 찍은 금을 차익 실현하고, 대체 투자처인 비트코인으로 머니 무브가 전개됐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분석은 비트코인이 금과 유사한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영속성 △희소성 △채굴의 어려움 등 여러 면에서 금과 유사하다. 비트코인이 고정된 공급량(2100만 개)에 따라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디지털 금으로 평가받는 이유기도 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도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열린 ‘딜북 서밋’에서 “비트코인은 달러의 경쟁자가 아닌 금의 경쟁자”라고 언급한 바 있다.
더 디파이언트는 “이번 금 매도세는 중국 내 투자심리 변화의 신호”라며 “비트코인이 새로운 선호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