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개헌 공약을 발표하며 초반 기선 제압에 나섰다. 같은 날 오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도 개헌 공약을 전격 발표하며 이 후보의 4년 연임제 개헌을 겨냥해 “‘장기집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이날 1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4년 중임제 도입 및 불소추특권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발표했다. △대법관·헌법재판관 추천위원회 법정기구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등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공약을 내놨다. 이날 오전 이 후보가 개헌 공약을 발표한 지 약 7시간에 개헌 청사진이 나온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총선 주기와 대통령 선거를 일치시키기 위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는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시켜 과감한 정치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안한다”며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의 임기를 5년에서 스스로 3년으로 단축하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개헌을 제안한 배경을 의심했다. 이날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한 김 후보는 “4년 중임제는 한 번 재선의 기회를 허용하되 그 기간이 8년을 초과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연임제는 대통령이 2회 재임한 후에는 한 번 쉬고 다시 2회를 재임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재명 후보는 연임제라는 표현속에 장기집권의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중임제는 대통령이 여러 번 당선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체제다. 한국도 이승만 정부와 유신헌법 이전 박정희 정부에서 4년 중임제를 채택했다. 연임제는 중임제보다 더 좁은 개념으로 연속해야만 중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연임제하에서 대통령이 총 몇 번 당선될 수 있는진 해석이 분분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는 이날 개헌 관련 별도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이준석 후보는 이날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후 “실제 개헌이 추진된다고 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부산일보>에 “진짜 정치 개혁을 위해 필요한 개헌이라면, 임기 중이라도 추진할 용의가 있다”며 “국민은 5년에 한 번 권력을 쥐어주고 나면 그 이후에는 견제 수단이 없기 때문에 4년 중임제를 포함한 책임정치형 개헌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권력구조 개편은 정파적 유불리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대통령 권한만 바꿀 게 아니라 행정수도 완성, 지방 분권, 선거제도 개혁까지 함께 논의돼야 개헌”이라고 밝혔다.
한편 범진보 진영에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이 이어졌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재명 후보의 개헌 제안을 환영하며 빠른 시일 안에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만들자"고 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10대 공약에 가장 먼저 개헌을 공약한 후보로서 이재명 후보의 개헌 입장 선회를 환영한다"고 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