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 분양시장을 주름잡을 초고가 아파트 단지 두 곳이 대선 이후 분양에 돌입하며 맞대결을 예고한다. 남천동 옛 메가마트 부지에 들어서는 ‘써밋 리미티드 남천’과 재송동 옛 한진 컨테이너 야적장(CY) 부지에 건립되는 ‘르엘 리버파크 센텀’이 그 주인공이다.
28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르엘 리버파크 센텀은 다음 달 27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7월 초부터 청약을 진행하고 7월 말에는 정당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공기여 협상제를 통해 건립되는 르엘 리버파크 센텀은 재송동 옛 한진CY 부지에 최고 67층, 2070세대 규모로 들어선다. 지난해 10월 착공식을 열고 연말께 분양을 하려 했으나 침체된 분양시장 때문에 계속 일정을 미뤄왔고, 여전히 분양가를 확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평당 4000만 원 중반대에서 결정되고, 메인 동의 고층 세대는 6000만 원에 육박할 것이라 추정한다. 르엘 리버파크 센텀 역시 60평형대 684세대, 50평형대 696세대 등 대형 평수를 주축으로 내세우기에 ‘억 소리’ 나는 분양가격이 매겨질 전망이다.
이 아파트의 시행사는 잠재적 고객을 대상으로 다음 달 이색적인 골프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추첨을 통해 선정된 고객들에게 프로 골퍼와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맞서는 사업이 남천동 옛 메가마트 부지에 들어서는 써밋 리미티드 남천이다. 최근 수영구청이 남천동 옛 메가마트 부지 일원 공동주택 신축공사에 대한 주택건설사업 계획변경 승인을 고시했다. 써밋 리미티드 남천은 기존에는 지하 4층~지상 39층, 5개 동, 845세대 규모였으나 이번 계획변경을 통해 지하 5층~지상 40층으로 지하와 지상 모두 1개 층씩 늘었고, 세대수는 835세대로 오히려 10세대가 줄었다.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맡고 있는 대우건설은 구청 허가를 토대로 오는 7월 중순께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분양에 돌입할 전망이다. 청약 일정은 7월 말이나 8월께 잡힐 가능성이 높다.
이 단지는 부산에서 지금껏 접해볼 수 없었던 초고가로 시행 단계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5000만 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광안대교와 광안리 바닷가를 영구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바닷가와 인접한 2개 동의 고층부는 분양가가 6000만~7000만 원으로 책정된다는 말도 나온다. 이 아파트는 70평형(전용 182㎡)대가 136세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면 부산에서 최초로 아파트 한 채 분양가가 50억 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
부산의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사전 정보 제공을 위해 개설한 포털 사이트 카페 가입 인원이 1만 명을 넘을 정도로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며 “초고가 아파트라고는 하지만 광안대교 영구 조망을 앞세우기에 시행사 측도 자신만만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부산의 한 시행사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시장의 끝 모를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분양을 미뤄왔던 핵심 단지들이 대선 이후 차례로 분양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 상반기 부산에서 분양한 중소 아파트 단지들의 청약 성적표는 처참했지만, ‘분양 대어’들이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면 그 바람을 타고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부산도 입지에 따라 분양가격이 극단적으로 나뉘는 초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하이엔드 아파트들의 분양 성적표가 대선 이후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