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풍산 장안읍 이전 확정… 센텀2지구 더 미루면 안 된다

입력 : 2025-06-19 0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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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조성 늦어질수록 분양원가 급등
주민 설득 등 부산시 '적극행정' 절실

풍산 부산공장과 센텀2지구 조성 예정지 전경. 부산일보DB 풍산 부산공장과 센텀2지구 조성 예정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의 미래 전략산업 거점으로 기대를 모으는 부산 해운대 센텀2지구 산업단지계획에 일단 청신호가 울렸다. 해당 지구에 위치한 지역 대표 방산기업 풍산이 기장군 장안읍으로 이전하겠다는 입주의향서를 최근 부산시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2022년 11월 센텀2지구 산업단지계획 승인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나온 성과다. 풍산 공장은 센텀2지구 사업 부지 전체의 절반이 넘는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풍산 공장의 이전이 가시화한 것은 센텀2지구 산업단지 조성의 첫 단추가 꿰어졌다는 의미다. 부산시는 센텀2지구 산업단지에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버금가는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센텀2지구 산업단지 조성의 성공 여부는 풍산 공장의 조속한 이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도시공사가 센텀2지구 전체 사업비로 책정해 놓은 2조 411억 원 중 풍산 공장 이전과 보상에 드는 비용으로 책정해 놓은 비용만 8300억 원에 달한다. 전체 사업비의 40%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 비용도 해당 사업을 2027년에 마무리하는 것을 전제로 책정된 것이어서 사업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보상비와 금융비용의 급증으로 산업단지 분양원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이번 입주의향서 제출도 2020년 국토부가 풍산 측과 이전 협의를 시작한 시점부터 계산하면 벌써 5년이 지체됐다.

풍산이 기장군 장안읍으로 이전하겠다는 입주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아직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았다. 당장 이전 대상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 무마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다. 2021년 풍산은 기장군 일광면으로 이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투자의향서를 시에 제출했다가 일광면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뜻을 접은 바 있다. 이번 입주의향서 제출 직전인 지난 3월에 기장군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주민 수용성 없는 풍산 이전은 절대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전 대상지 주민 일상 불편을 최소화하고 해당 지역과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민 설득에 나서는 행정을 보여주는 부산시의 적극적 의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센텀2지구 산업단지 개발은 정부가 “경기도 판교에 버금가는 부산형 테크노밸리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추진돼 온 사업이다.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는 2022년 기준으로 총매출만 167조 원에 이르며 GRDP(지역내총생산)만 부산의 4배를 넘나들 정도의 저력을 보이고 있다. 최초 청사진대로 센텀2지구 산업단지에도 부산형 테크노밸리가 조성돼 스마트 선박과 지능형 기계, IT 관련 산업들이 유치된다면 해당 산업단지는 부산의 미래를 이끌 첨단산업단지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제조업 등 기존 산업 쇠퇴 이후 산업구조 재편에 애로를 겪고 있는 부산으로서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고 있을 여유가 없기에 부산시의 적극행정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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