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고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차기 당권주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처음 치러지는 당대표 선거인 만큼,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 한동훈 전 대표 등 이른바 ‘보수 잠룡’들이 후보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근 송언석 원내대표 주도로 열린 선수별 간담회에서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되는 데다, 더불어민주당도 오는 8월 2일 전당대회를 예고한 상황에서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당대회 일정은 아직 비대위 의결이라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비대위원들이 전원 사퇴한 상황이어서,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 송 원내대표가 협의해 일정 발표와 의원총회 추인을 병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는 김문수 전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밖에도 김 위원장,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등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전 후보는 지난 6일 현충일에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데 이어, SNS에 턱걸이 영상과 등산 인증 사진을 올리는 등 활발한 대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부 대선 캠프 참모들도 여전히 그를 보좌하고 있어 당권 도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는 “당대표에 욕심이 없다”고 밝혔지만, 대선 직후부터 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온 만큼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 전 대표는 최근 당 외곽조직인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과 접촉하는 등 물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당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한 전 대표를 ‘보수 재건의 최종 병기’로 아껴야 한다는 주장과, 쇄신을 직접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전국 민심투어에 돌입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8일 첫 방문지로 대구를 찾은 데 이어, 부산과 대전 등도 순차적으로 방문할 계획이다. 안 의원은 “생각해 본 적 없다”며 당권 도전을 부인했지만, 일각에서는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밖에도 김 비대위원장과 나 의원도 잠재적 주자로 거론된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최종 2인으로 맞붙었던 김 전 후보와 한 전 대표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다시 한 번 정면 승부를 펼칠지가 전당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한편, 송언석 원내대표는 19일 오후 당 원내지도부 인선을 발표했다. 이번 인선은 기존의 1인 체제에서 운영·정책 수석부대표를 분리한 ‘2수석’ 체제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운영수석부대표에는 검사 출신 유상범 의원이, 정책수석부대표에는 언론인 출신 김은혜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원내대변인은 초선 박성훈 의원과 최수진 비례대표가 맡는다.
원내부대표단에는 곽규택, 조승환, 박상웅, 서명옥, 조지연, 최은석, 강선영, 박충권 의원이 포함됐다. 원내대표 비서실장에는 직전 원내대변인을 지낸 박수민 의원이 선임됐다. 이로써 부산 지역 의원 3명이 이번 원내 지도부에 포함됐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