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구에선 이젠 ‘소아과 오픈런’ 그만!

입력 : 2025-06-19 18: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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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별어린이병원 조례안 제정
오전 7시 개원… 전국 첫 지원
주민 촉구 발단, 이르면 내년

사하구여성회의 ‘새벽벌어린이병원 지원 조례’ 제정 환영 기자회견. 사하구여성회 제공 사하구여성회의 ‘새벽벌어린이병원 지원 조례’ 제정 환영 기자회견. 사하구여성회 제공

부산 사하구에서 오전 7시 문을 여는 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하는 조례가 전국 최초로 제정됐다. 재정 지원으로 병원의 조기 개원을 유도해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현상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부산 사하구의회는 제300회 본회의에서 ‘부산시 사하구 새벽별어린이병원 지원 조례안’을 제정했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조례는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까지 진료를 제공하는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에게 최대 1억 4000만 원까지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게 핵심이다.

사하구의회에 따르면 오전에 조기 개원하는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에게 지자체가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조례 제정은 이번이 전국 최초다.

해당 조례 제정 발단은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였다. 지난해 사하구여성회를 중심으로 새벽벌어린이 병원 필요성이 대두했다. 이른 아침부터 아픈 아이를 데리고 갈 병원이 없다는 부모 공감대 속에 사하구 주민 1200여 명이 새벽별어린이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동참했고, 이에 ‘주민 정책 제안’ 형태로 사하구의회에 전달됐다.

사하구여성회 관계자는 “아이들은 새벽에 아픈 경우가 많다”며 “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이 문 열기 2시간 전부터 줄을 섰던 고충은 부모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별어린이병원 제도는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례 제정에 따라 병원 지원을 위한 예산 편성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의료 기관에 재정 지원을 위해서는 보건복지부 협의도 거쳐야 하는데, 협의에서 병원당 1억 4000만 원의 지원 규모가 변경될 수 가능성도 있다.

얼마나 많은 병원의 동참을 끌어내는 지도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시행한 달빛어린이병원이 소아과 전문의 부족과 재정 지원이 적다는 이유로 부산 8개 구·군 9곳만 지정된 것을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하구는 당장 내년에 3곳의 새벽별어린이병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조례를 발의한 사하구의회 소속 강현식 의원은 “미국에서는 오전 7시부터 조기 진료를 시행하는 의료 시설이 있고, 영국도 조기 예약제를 확대하는 추세”라며 “새벽별어린이병원 운영을 계기로 사하구가 육아하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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