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벌어진 지 9일 만에 미국이 개입하면서 중동 분쟁이 확전 기로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직접 대국민 담화를 열고 이란 3개 핵시설 공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오후 10시(한국 시간 22일 오전 11시)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공습은 군사적으로 대단한 성공이었다”며 “이란의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그리고 철저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의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의 지하 핵시설을 타격했다. 뉴욕타임스와 CNN, 폭스 뉴스 등 미국 언론은 미군은 포르도에 벙커버스터 GBU-57 12발을 투하했고, 다른 핵시설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30여 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벙커버스터는 지하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미국은 이란 타격에 앞서 이스라엘과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이 이스라엘과의 완전한 협력 하에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했다”며 “작전이 완료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감사와 축하를 전하고 싶다”며 “우리는 어쩌면 역사상 가장 잘 협력한 팀처럼 움직였고, 이스라엘에 대한 끔찍한 위협을 지우는 데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이란 원자력청(AEOI)은 미국의 3개 핵시설 타격을 확인하면서도 “포르도 지상부만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 산업(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이전부터 미국이 개입하면 중동 내 미군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공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재 중동 내 미군 기지는 8곳, 군사 시설은 19개 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으로 “방사능 수준 상승 보고는 없었다”고 확인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