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어른의 품격을 알려준 이승환

입력 : 2025-07-10 16: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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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마이크/이승환 덕질보고서 1기


언제 이런 책이 나왔지 싶다. 가수 이승환 팬들이 직접 쓰고 만든 덕질보고서 <노란 마이크>가 그 주인공이다. 책 제목은 2007년 세계적인 독일 음향기기 제조회사인 젠하이저가 이승환을 위해 특별히 제작해 헌정한 시그니처 마이크를 말한다. 이승환은 늘 노란 마이크를 들고 무대에서 진심을 담은 노래를 건넨다. 그 가수에게 감동 받고 인생을 배운 팬들이 이번에는 마음을 담은 책을 만들어 답가를 전한다.

유난히 추운 겨울밤 반팔 차림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야외무대에 선 모습이 생생하고, 구미시로부터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공연 금지를 당해 관련 헌법소원을 내는 등 최근엔 정치적 이슈로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사실 이승환은 한국 가요사 최고 명반으로 꼽히는 음반을 여럿 발매한 아티스트이며 공연계에 새 역사를 쓰는 예술가이다. 정치면이 아니라 문화면의 스타이자 중요 인물이다.

국내 가수 최초로 미국 LA의 스튜디오에서 세계적인 프로듀서 데이비드 캠벨과 협업한 음반을 제작했고, 최고 소리를 만들겠다며 전 재산을 쏟아부었다. 그렇게 1995년 4집 ‘휴먼’이 발매됐고, 발라드와 록을 넘나든 이 음반은 올해 발매 30주년을 맞아 ‘휴먼’이라는 특별 공연에서 다시 불리고 있다.

책에는 다양한 나이대의 팬이 등장한다. 30여 년째 그의 노래와 공연으로 시들어 가는 영혼에 물을 준다는 이, 이승환 노래로 태교를 당한 후 이승환 노래와 성장해 이젠 엄마와 함께 이승환 콘서트 표를 예약하는 스무 살 청년, 공연에서 얻은 에너지로 지치고 고단한 삶을 버틴다는 직장인 등 솔직한 팬들의 고백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열정적으로 삶을 살고 공연을 즐기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 에너지가 전해지는 듯하다. 이승환 덕질보고서 1기 지음/꿈꾸는 새싹들/137쪽/1만 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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