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여, 노래여
47년간 한국 대중음악의 경계를 넓혀온 음유시인 정태춘이 이번에는 붓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건넨다. 그가 오래 써온 ‘붓글 작업’ 중 노래를 주제로 한 작품들만 골라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집으로 노랫말과 시, 단문과 산문, 그리고 직접 찍은 사진 위에 얹은 육필 글씨들이 한데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보는 노래’를 선사한다. 정태춘 지음/호밀밭/272쪽/3만 원.
■지금은 봄, 비 오고 나면 푸른 여름
동갑 연하 독일 남편과 유쾌한 결혼생활,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겪는 계절별 심리 변화,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과 문화 차이에서 터지는 소소한 해프닝들. “가끔은 서럽고, 가끔은 웃기고, 어떤 날은 그냥 그런 날.” 일상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진짜 감정을 글과 그림에 담아냈다. 온라인에 게재해 큰 호응을 받았다. 문정 글·그림/책읽는수요일/296쪽/1만 8900원.
■융 심리학 개념어 사전
카를 구스타프 융이 사용한 용어와 개념어만을 모아 정리한 국내 최초의 사전이다. 오늘날 대중에 널리 쓰이는 MBTI 모델의 원형이 되는 유형학을 제시한 융이 다루는 핵심 용어를 원문과 함께 소개한다. 무의식, 자아, 페르소나, 그림자, 아니마/아니무스, 자기self 등 주요 개념들을 융이 직접 전한다. 대릴 샤프 지음· 고혜경 옮김/크레타/304쪽/1만 9800원.
■89개의 말 프라하, 사라져 가는 시
밀란 쿤데라의 2주기를 맞아 작가의 유고집이 출간됐다. 쿤데라의 절친한 친구이자 그의 프랑스 망명을 도운 피에르 노라가 작가 사후 두 편의 산문을 묶어 펴낸 책이다. 쿤데라가 각각 1985년과 1980년에 프랑스 갈리마르에서 간행한 인문·정치 잡지 ‘데바’ 지에 발표한, 매우 개인적인 글들이다.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민음사/132쪽/1만 5000원.
■작심필사
단순히 따라 쓰는 데 그치지 않고 100일 동안 매일 한 구절씩 ‘내 안의 변화를 끌어내는’ 문장들을 필사하게 구성했다. 아우렐리우스, 붓다, 니체, 오스카 와일드, 정주영, 피터 드러커, 젠슨 황 등 철학자와 사상가, 문학가와 예술가, 경제학자와 경영가를 아우르며 시대와 동서양을 초월한 사유 및 통찰이 담겼다. 신현만 지음/세이코리아/248쪽/2만 2000원.
■무라카미 하루키 지금 어디에 있니
문학평론가 김응교의 하루키 소설 비평집. 역사적 트라우마에 저항하는 단독자로서의 하루키가 투영되었다는 점에서 기존의 비평서들과 차별되는 새로운 관점이다. 30세에 펴낸 첫 작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부터 1992년 출간된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등 초기 여덟 작품을 세밀하게 다룬다. 김응교 지음/책읽는고양이/456쪽/2만 2000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