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계의 역사이자 부산영화계의 대부인 김사겸 감독이 지난 13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유족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 13일 오후 10시 32분 경기도 파주에서 세상을 떠났다.
1935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마산고를 거쳐 서라벌예대(현 중앙대)를 중퇴했다. 1950년대 말 영화잡지 ‘영화세계’와 ‘영화예술’을 거쳐 1963년 ‘일간스포츠신문’ 기자로 활동했다. 고 유현목 감독의 연출부로 영화 ‘순교자’(1965) ‘태양은 다시 뜬다’(1965) ‘공처가 삼대’(1967) 등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감독 데뷔작은 1971년 ‘그대 가슴에 다시 한번’이다. ‘창수의 전성시대’(1975) 같은 극영화와 ‘한국의 고려인삼’ 등 문화기록영화도 연출했다.
충무로에서 영화를 시작했던 고인은 이후 부산에 온 뒤 부산 영화인으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1980년 한국단편영화제(현재 부산국제단편영화제)를 창설했고,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창립 당시 감사를 맡았다. 1999년 부산영상위원회 설립에도 기여했다. 2011년 부산 영화의전당 개관 당시 상영 1호 작품(‘창수의 전성시대’) 주인공이기도 하다.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등에 영화평을 기고했고, 동서대 등에 강사로 출강했다. 1999년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 때는 삭발에 참여하며 앞장섰다.
2010년엔 부산광역시 문화상을 받았다. 저서로 ‘영상적 사유, 영화적 인생’(1993) ‘영화가 내게로 왔다’(2011) ‘한국영화의 발자취’(2013) 등이 있다.
빈소는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장례식장 9호실이다. 발인은 15일 오후 2시 30분, 장지는 경남 양산 천주교부산교구 하늘공원이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