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올여름 평균기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말까지 더위가 지속되면 관측 이래 가장 기온이 높았던 지난해 여름을 제치고 역대 1위 기록을 새로 쓸 전망이다. 올해 온열질환자도 지난해 전체 감시 기간 동안 발생한 환자 수를 벌써 뛰어넘었다.
17일 〈부산일보〉 취재진이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부산의 2024년과 2025년 6~8월 기온 자료를 확보해 분석해 보니, 올 6월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평균기온은 25.60도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6월 1일~8월 16일) 평균기온인 25.39도보다 0.2도가량 높다.
2024년 여름(6~8월)은 평균기온이 25.93도로 나타나 역대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올해 111년 만에 가장 이른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여름 초반부터 불볕더위가 시작됐고, 열기를 식혀줄 장마 또한 역대 두 번째로 이른 시점인 7월 3일께 끝났다. 이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올해 평균기온이 더 높은 상황이며, 더위가 지속되면 역대 가장 더운 여름 기록을 1년 만에 다시 쓸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아직 기록되지 않은 올해 8월 17일부터 8월 30일까지 일 평균기온이 2024년과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가정하면, 2025년 여름 평균기온은 26.11도가 된다. 지난해보다 약 0.2도 높은 것이다. 지난해 8월 말에는 일평균 기온이 26.9~29.6도 사이였고, 낮 최고기온은 30~34.9도를 오갔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부산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고, 오는 19일까지 낮 최고기온은 31~32도로 예상된다. 이후 27일까지 맑거나 구름 많은 날씨가 이어지겠고, 낮 최고기온도 31~33도 수준으로 오르겠다.
전국적으로도 올여름 평균기온은 지난해 기록을 미세하게 앞서고 있다. 올 6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평균기온은 25.32도이고, 지난해는 같은 기간 25.31도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 체계를 가동한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부산 지역 온열질환자는 136명이다. 지난해 전체 감시 기간(5월 20일~9월 30일) 동안 나타난 부산 지역 온열질환자 129명보다 많다. 전국적으로도 온열질환자는 3623명으로, 이미 지난해 온열질환자 수(2818명)를 805명 앞섰다.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안중배 명예교수는 “티베트 고원의 눈이 녹으며 티베트고기압이 여름철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매년 여름마다 이런 정도의 폭염과 폭우가 나타나는 이상기후가 일반화되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예측하기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