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 속 지역 축제도 비상

입력 : 2025-08-20 15: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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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경보 속 부산, 다음 달까지 더위 이어져
무더위에 야외 축제 미루거나 대책 마련 분주

‘영도맥주축제’에 마련된 쿨링존 모습. 영도구청 제공 ‘영도맥주축제’에 마련된 쿨링존 모습. 영도구청 제공

부산이 폭염경보 속에 34도 안팎의 무더위가 9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부산 전역의 축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야외 행사를 실내로 바꾸거나 아예 축제 시기를 미루는 등 흥행만큼이나 안전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축제 전략이 대폭 수정되고 있다.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전어축제 추진위원회는 ‘제23회 부산 명지시장 전어축제’를 다음 달 9일부터 3일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통상 매년 8월 마지막 주에 열었던 축제 시기를 2주가량 늦춘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때 축제가 개최되지 않은 적은 있지만, 축제 시기를 아예 9월로 미룬 것은 이례적이다.

위원회는 축제를 미룬 원인으로 ‘불볕더위’를 꼽는다. 올해 축제에는 걷기 대회 등 야외에 이뤄지는 행사가 많아, 날씨가 축제 흥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9월 둘째 주에는 날씨가 훨씬 선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축제 연기를 결정했다.

폭염에 행사 장소를 바꾼 축제도 있다. 동래구청은 지난달 동래문화회관 일원에서 ‘2025 동래문화교육특구 페스티벌’를 개최했다. 축제 중 학부모와 학생 대상으로 진학 정보를 전달하는 진로 토크 콘서트는 당초 야외인 원형공연장에 예정돼 있었으나, 한낮 기온이 35도 이상 올라가는 찜통더위에 실내 대극장으로 장소가 변경됐었다.

이달 말까지 부산의 한낮 기온이 31~34도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며 축제를 준비하거나 개최한 지자체들도 온열질환 대책에 분주하다. 쿨링포그, 그늘막부터 식염 포도당, 생수 등 각종 대책을 세우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부산국제크루즈 터미널에서 ‘영도맥주축제’가 개최는데, 영도구청은 에어컨이 설치된 이른바 ‘쿨링존’과 생수 3000병, 의무실 얼음팩 등을 구비해 온열 질환에 대비할 계획이다.

영도구청 도시안전과 관계자는 “연이은 무더위에 온열질환자가 발생하지 않을지 촉각이 곤두선 상황”이라면서도 “다행히 축제 시작이 오후 5시인 데다 생수나 맥주 등 수분 섭취가 있어서 온열 질환 위험이 크지는 않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풀장 등 물을 끼는 축제는 그나마 한숨을 돌리고 있다. 오는 30일 부산진구 가야동 가야감고개공원에서 열리는 ‘찾아가는 팝업 물놀이터 “뛰어 놀아야 재미지!”’는 아동이 풀장에 들어가 노는 특성상 별도 폭염대책이 없다. 다만 직접 물놀이를 즐기지 않는 보호자들을 위해서 파라솔, 대형 선풍기 등을 동원해 더위를 식힐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무더위 속에 수백, 수천 명이 야외에 집결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위험한 상황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해운대백병원 가정의학과 김효은 교수는 “무더위 속 인파가 밀집한 외부에 오래 머물면 단순히 더위뿐만 아니라 환기 부족·열 축적으로 체온 조절이 더 어려워져 탈수·열사병 위험이 커진다”며 “폭염 속 대규모 야외 행사는 흥행보다 시민 안전을 우선해야 하며, 온열질환자는 즉시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하여 체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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