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에서 의사가 폭언, 기구 던져”… 부산 한 대학병원서 ‘직장 내 괴롭힘’ 증언 잇따라

입력 : 2025-09-11 17:58:30 수정 : 2025-09-12 00: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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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기자회견 열고 가해자 처벌 촉구
“3차례 문제 제기했지만 해결 안 돼”
병원 “사실 조사 중… 확인 땐 엄정 대응”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A병원지부는 11일 A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 측에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A병원지부는 11일 A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 측에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간호사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이 이어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A병원지부(이하 노조)는 10일 오전 11시 부산 A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 측에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병원 소속 의사 B 씨가 수술 등 업무 중에 간호사 등 의료진에게 상습적으로 고함을 지르고 폭언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직원은 수술실에서 B 씨가 던진 수술 도구에 맞았다는 증언도 했다. 노조는 이와 관련 부산고용노동청에 B 씨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한 상태다.

노조는 “여러 부서의 의료진과 직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포를 겪고 있다는 신고가 노조에 제출됐다”면서 “피해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부서 이동이나 퇴직을 고려하거나 심리적 충격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B 씨로 인한 직원들의 피해를 병원 측에 3차례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했지만, 피해자와 B 씨의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최근까지도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B 씨가 2018년 폭언 등으로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았고, 2022년에도 고충이 제기돼 처리 과정에서 ‘다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피해자들의 신고를 접수한 이후 대학교 인권센터에서 관련된 사실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업무 외 피해자들과 B 씨 사이의 접촉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B 씨가 외부 위원들이 참석하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면 징계위원회에서 B 씨에 대한 처분이 결정될 전망이다.

병원 관계자는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신고와 보호 시스템을 보완하고 있다”면서 “직종이나 직위와 관계없이 어떤 형태의 괴롭힘도 용납하지 않으며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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