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식습관이 점차 서구식으로 변하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최근 10년 사이 암·당노 환자가 각각 53%, 58% 늘어나고 청년층 당뇨는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비례대표)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5~2025년 주요 만성질환 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는 2015년 134만 4981명에서 2024년 206만 3349명으로 5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뇨병 환자도 250만 7347명에서 396만 4960명으로 58% 급증하는 등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 만성질환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령별로는 고령층에서 암 환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10년간 70대 암 환자는 68% 늘었고, 80세 이상에서는 무려 158% 증가해 초고령 사회에서 암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요 암종의 수술 건수 또한 최근 3년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폐암 수술은 2022년 월평균 900건 수준에서 2024년 말 1200건 안팎으로 확대됐고, 유방암 수술 역시 같은 기간 2100건에서 2600건대로 증가했다. 갑상선암도 700건대에서 1000건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자궁경부암은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매월 150여 명이 수술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예지 의원은 “특히 유방암·자궁경부암은 여성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리나라 여성의 적합한 조기검진 방법의 확대와 적절한 예방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통계를 보면, 폐암·대장암·유방암 등 다수의 수술이 수도권에 70% 안팎으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방 환자들의 수도권 원정 진료가 불가피해지고, 지역 의료 접근성 격차가 심화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실제로 폐암 수술은 2022년 8월 수도권이 전체의 73.7%한데 이어 2024년 12월에도 73.6%를 차지해 매월 환자 10명 중 7명이 수도권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수도권 의존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돼 있음을 보여주며,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까지 겹쳐 지방 중소병원의 수술 역량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당뇨병은 전 세대에서 확산되고 있다. 20~29세 청년층 환자는 2015년 2만 1000여 명에서 2024년 4만 5000여 명으로 두 배 이상(110.8%) 증가했으며, 60~69세 환자도 57만 명 이상 늘어나 전체 증가폭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80세 이상 초고령층 역시 15만 명 이상 증가해 당뇨 부담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김예지 의원은 “암과 당뇨는 국민 3명 중 1명이 겪는 대표적 만성질환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건강권을 위협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국가는 청년층부터 초고령층까지 전 세대를 대상으로 생활습관 개선 캠페인과 조기검진 프로그램 확대, 여성암 예방접종 지원, 지역별 수술·치료 인프라 확충 등 통합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암과 당뇨 등 만성질환 대응 정책을 철저히 점검하고, 입법·예산 과정에서 국민의 건강권 보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