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인자’ 리창, 北 노동당 창건 80주년 방문

입력 : 2025-10-07 13: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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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북한·중국 정부 동시 공식 발표
2015년 서열 5위 방북보다 급 높여
APEC 경주행 시진핑 주석은 불참

최선희(왼쪽)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29일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최선희(왼쪽)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29일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의 권력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북한을 공식 방문해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북한과 중국 정부가 동시에 발표한 이번 방북은 최근 북중 관계의 밀착 흐름 속에서 양국의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리 총리가 북한 정부의 초청을 받아 당과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에서 열리는 경축행사에 참석하며 공식 친선 방문 일정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중국 외교부 역시 같은 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리창 총리가 중국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하고 북한을 공식 우호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번 리창 총리의 방북은 지난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 때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였던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했던 것과 비교하면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2010년 65주년 기념행사에는 저우융캉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했다. 이번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행정총책임자인 리창 총리가 직접 대표단을 이끌면서 중국의 ‘최고급 예우’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됐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방북하지 않고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중국은 2인자 리창을 파견함으로써 북러 밀착으로 다소 소원해졌던 북중 관계를 복원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신뢰를 다시 공고히 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북한은 전통적인 우호적 이웃”이라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최고 지도자 간 합의를 이정표로 삼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심화해 중조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방북 결정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첫 방중 직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최 외무상은 지난달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총리를 만나 양국 관계 발전 방향을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이번 대표단 파견이 최종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리창 총리의 방북이 북중 관계의 상징적 복원뿐 아니라, 러시아와의 밀착 속에서 중국이 한반도 영향력을 재확인하려는 외교적 행보로 보고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을 지난달 베이징 전승절 행사에 초청한 데 이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 것은 양국의 ‘혈맹 관계’를 다시금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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