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울산 동서발전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현장에서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이 열리고 있다. 오영민 노동부 안전보건감독국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발생한 울산 동서발전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에 휩쓸린 실종자를 구조하기 위한 작업이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구조 작업의 최대 장애물인 인접 4·6호기 보일러 타워의 발파 해체 준비가 10일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는 10일 오후 발전소 후문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해자 가족들이 함께 참여해 결정된 일정에 따라 요구조자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구조하기 위해 위험 요인인 4·6호기 발파 해체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수본에 따르면 구조 안전성이 가장 우려됐던 4호기에 대한 계측 작업 결과, 기울어진 정도가 발파 허용 범위 내로 최종 확인됐다. 4호기는 전날부터 10일 오전까지 ‘사전 취약화 작업’이 100% 완료된 상태다. 붕괴한 5호기로부터 30m 거리에 마주 보고 있는 6호기의 경우 취약화 작업이 4호기보다 덜 진행됐으나(75% 수준) 별도 계측 없이도 발파가 가능할 것으로 중수본은 판단했다.
현재 각 타워의 높이 1m와 13m 지점을 중심으로 취약화 작업이 진행된다. 이는 지난 6일 붕괴한 5호기가 취약화 작업 90% 수준에서 무너졌던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발파 시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중수본은 계측은 완료됐으나, 발파 시 파편이 흩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비산 방지 조치’와 안전한 작업을 위한 추가 진단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경찰은 10일 오후 6시부로 현장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발파 지점으로부터 반경 300m 구간을 안전 구역으로 설정해 인력과 장비의 진입을 전면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는 사실상 발파 직전의 ‘진공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이르면 11일 중 발파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발파 작업은 기존 5호기 해체 작업을 맡았던 코리아카코가 그대로 수행한다. 중수본 오영민 대변인(고용노동부 안전보건감독국장)은 “폭발 전문 업체가 많지 않고 현 구조물에 대해 코리아카코가 가장 많이 알고 있다”라며 “업체 변경 시 구조 진단과 작업 계획 재수립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수본은 코리아카코에 모든 업무를 전가하지 않고 현대중공업 등 외부 전문가들을 섭외해 발파 계획을 보완하며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수본은 4·6호기가 발파 해체로 제거되면 크레인이 5호기의 무거운 잔해를 들어 올리고 해체 전문가들과 협의체를 꾸린 소방 당국이 탐색·구조 전문 대원들을 투입해 본격적인 매몰자 수색에 나선다. 오 대변인은 “구조자뿐만 아니라 작업자, 구조대원의 안전도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해체 작업과 동시에 수색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수본은 ‘하부 우선 철거’ 방식에서 발파 공법이 변경되었는지 등 구체적인 기술적 사안에 대해서는 “사고 원인과 연관될 수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5호기 붕괴의 근본적인 원인은 향후 수사 당국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높이 60m) 붕괴 사고로 총 7명의 작업자가 매몰됐다. 사고 직후 3명의 시신이 수습됐으나, 사망 추정자 2명과 실종자 2명 등 총 4명은 여전히 철근 잔해 속에 갇혀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